케이블방송업체 티브로드의 일부 협력업체가 비정규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정리해고를 하겠다는 압박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에 따르면 티브로드 한빛방송 소속 한빛북부기술센터는 영업적자를 이유로 올해 1월 희망퇴직을 통해 4명을 감원했다. 이어 직원 5명을 정리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4월부터는 설치·수리기사들의 평일 연장근로를 1시간씩 줄였다. 기사들의 임금은 1인당 20만~26만원 정도 줄어들었다. 한빛동부·한빛서부기술센터도 2월부터 평일 연장근로를 1시간 축소했다. 한빛동부센터는 3월 전체 직원 급여에서 20만원을 차감했다. 이 밖에도 서울 도봉노원기술센터 등 3곳이 평일 연장근로를 축소했거나 축소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한빛북부기술센터 소속 김진태 광명시흥센터지회장은 "센터장은 수수료가 줄어 영업적자가 크다고 하면서 원청에 대책을 요구하려면 인원부터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구조조정 외에도 기사들의 영업차량을 오토바이로 바꾸겠다고 밝히면서 모든 손실을 노동자에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티브로드홀딩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이 부당한 수수료 정책을 고수하면서 2013년 노조와 맺은 상생협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티브로드는 상생협약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인상을 약속했다. 하지만 티브로드는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거나, 수수료 지급방식을 가입자수에 따라 변동 지급하는 식으로 바꿔 버렸다. 이로 인해 수익이 감소한 협력업체는 노동자들의 임금인상분을 운영비용으로 쓰거나 인건비를 줄이는 실정이다.

윤진영 노조 공동위원장은 "협력업체들이 올해 임금교섭에서도 경영이 어렵고 지불능력이 없다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티브로드는 일방적 수수료 정책을 중단하고 원청-협력업체-노동자 간 상생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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