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오후 희망연대노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조합원들이 파업 사태 해결을 위해 원청인 LG그룹이 나설 것을 촉구하며 국회 앞에서 트윈타워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LG유플러스 협력업체 노사교섭이 결렬 12일 만인 27일 재개됐다.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는 끝장교섭을 제안하고 나섰다. 쟁점은 임금인상·고용승계·재하도급 금지 등이다.

노조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와 협력업체 교섭대리인 한국경총은 이날 오후 교섭을 재개했다. 지부는 지난 15일 협력사협의회 교섭위원들이 그간 교섭에서 의견을 모았던 재하도급 금지 원칙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하자 "신의성실 원칙을 어겼다"며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교섭은 경총측이 "당시 주장은 논의 석상에서 교섭위원들이 제기한 의견이며, 경총이 그간의 논의를 철회한다는 말은 아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재개됐다.

교섭자리는 마련됐지만 임금인상이나 재하도급 금지 대책, 도급기사 정규직화, 고용승계 등 쟁점은 여전하다. 경총 관계자는 "협력사측이 소요비용과 도급기사·멀티기사(수리·개통업무를 함께 하는 기사)에 대한 경영상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어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김영배 노조 조직국장은 "서로 간 신뢰가 망가진 상황인 만큼 사측이 보다 성의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주요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원청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교섭에 앞서 LG유플러스비정규직지부 조합원 500여명은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앞에서 엘지트윈타워 앞까지 오체투지를 벌이며 행진했다. 오체투지는 두 무릎과 팔꿈치·이마 등 신체의 다섯 부분을 땅에 닿도록 하는 큰절을 말한다. 이들은 "원청인 LG그룹이 대화에 나서고 사용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집중교섭에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SK브로드밴드 협력업체 노사도 28일부터 이틀간 끝장 교섭에 나선다.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의 제안에 경총도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재범 노조 정책국장은 "노조의 요구와 관련해 사측에 수용할 수 있는 범위와 최종 입장을 정리해 오라고 요구했다"며 "끝장 교섭은 원청과 협력사협의회의 문제 해결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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