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바이트노조
서울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서 1년째 아르바이트를 하는 A(22)씨는 "매장에 손님이 적으면 꺾기(강제 조퇴)를 당하고, 급여명세서에는 실제 일한 시간보다 더 적은 시간이 찍히기 일쑤"라고 털어놨다.

맥도날드는 매장 지문인식기를 통해 직원들의 출·퇴근시간과 휴게시간을 체크하며 초 단위까지 업무시간을 기록한다. 그런데 A씨는 "본사에서 주는 총 목표 매출액에 맞춰 직원들의 시급을 줄이고자 매장 매니저가 근태시간기록을 조작하거나 꺾기를 한다"며 "맥도날드는 알바 임금을 훔치는 불법행위를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꺾기와 임금체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노조(위원장 구교현)는 18일 '맥도날드 알바 근로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달 6일부터 14일까지 9일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해당 설문에는 전현직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노동자 1천625명이 참여했다.

설문조사 결과 64%가 "매장관리자가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출근시간을 늦추거나 조퇴를 요구해 근무시간을 일방적으로 줄이는 꺾기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온라인에는 "매장에서 필요할 때만 불러서 일을 시킨다"거나 "매니저가 마음대로 근무시간을 줄이고 시급을 고의로 깎는다"는 의견도 접수됐다.

실제 근무시간보다 급여를 적게 받았다는 응답이 22%로 나타났다. 월급을 제대로 받았다는 답변이 36%에 그쳤고 월급이 어떻게 계산되는지 모르거나(18%), 금액이 맞는지 계산해 본 적이 없다(24%)는 대답이 적지 않았다.

급여가 적었던 이유로는 "실제 근무한 시간과 월급에 반영된 근무시간이 달랐다"는 응답이 44%로 가장 많았다. "매니저나 점장이 월급을 깎아서"(9%), "주휴·연장·야간수당이 제대로 안 나와서(28%)라는 답변도 나왔다.

응답자의 88%가 근로계약서를 썼다고 밝혔지만 45%가 근로계약서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내용 설명이나 확인 없이 작성만 했다는 답변도 32%나 됐다.

한편 응답자의 33%는 "부당한 일을 당해도 그냥 참았다"고 답변했다. 알바신고센터나 노동청 등 관계기관에 신고해 해결했다는 응답은 1천625명 중 단 4명에 불과했다. 구교현 위원장은 "아르바이트 직원이 자신의 근무시간을 기록하는 단말기와 매니저가 근무시간을 입력하는 단말기가 달라 매니저가 임의대로 근무시간을 조작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구 위원장은 "맥도날드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와 교섭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190여개 매장에서 360건의 임금체불, 98개 매장에서 72건의 근로계약서 미작성 사실을 확인했다. 추가 제보를 받아 한국지사장 고발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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