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공무원연금 개편안에 대한 공무원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새누리당과 한국연금학회는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노총·공무원노조·한국교총·전교조 등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공적연금 개악 저지를 위한 공동투쟁본부 소속 조합원과 회원 300여명이 토론회 개최에 항의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공무원 노동자들 "밀실 개악 중단하라" 한목소리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이날 토론회 시작 전부터 공무원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들은 "공적연금 강화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토론회장 좌석과 통로를 가득 메웠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의장이 축사를 하면서 "오늘 토론회 안은 새누리당의 최종안이 아니고, 이를 기초로 정부안과 여당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내 노동자들의 함성에 묻혔다.

주최측은 오전 10시30분께 "다음 기회에 다시 개최하도록 하겠다"며 회의장을 정리했다. 토론회가 무산된 뒤에도 공투본 회원들은 “공적연금 강화하고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하자”는 구호를 잇따라 외쳤다.

공투본 관계자들은 뒤이어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론회 무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공투본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공무원과의 대화는 배제하고 밀실에서 연금 개악을 주도해 온 새누리당이 연금학회를 내세워 국민여론을 떠보려 한다"며 "새누리당은 국민노후의 보루인 국민연금·공무원연금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다하는 방안으로 공적연금 원상회복에 매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재연 의원은 "금융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학계로 구성된 연금학회가 사적연금을 강화하고 공적연금 체계를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공무원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개편 문제는 이해 당사자인 국민·공무원과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투본 대정부 투쟁 격화될 듯"



연금학회의 공무원연금 개편안은 '더 내고 덜 받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새누리당의 의뢰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정부·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 기준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영석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공무원노조가 국민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공무원 연금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시도조차 원천봉쇄하는 것은 국민 공복의 자세와 도리가 아니다”며 “새누리당은 정부와 함께 공기업 방만경영과 국민께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공무원 연금제도의 합리적인 개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투본 관계자는 "공투본은 이날 토론회를 지켜보며 우리의 입장을 적극 개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토론회 자체에 분노를 표출하는 조합원들을 통제하지 못했다"며 "공투본 차원의 대정부 투쟁이 한층 격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