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면파업을 예고했던 경기지역자동차노조(위원장 장원호)가 회사와 임금인상에 합의함에 따라 파업을 철회했다. 하지만 경기지역 버스노동자의 임금이 다른 지역보다 적은 데다, 장시간 운전이 개선되지 않아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

노조와 경기도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이날 새벽 수원에 위치한 사업조합 회의실에서 마라톤 협상을 벌인 끝에 협상을 타결했다. 노사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안인 12만4천원 인상(4.5%)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올해 7월부터 4차례 공동 임금교섭을 진행한 노조는 정액 29만7천185원 인상을 요구했다. 교섭에는 노조 산하 8개 지부(경원여객·삼영운수·용남고속·보영운수·성우운수·수원여객·삼경운수·경남여객)가 참여했다. 반면 사업조합은 5만원 인상안을 고수해 논란을 빚었다.

이날 노사 양측이 경기지노위 중재로 협상을 타결함에 따라 각 지부는 회사별 개별교섭 준비에 들어갔다. 각종 수당·근무환경·복지가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개별교섭에서 각종 수당의 통상임금 전환과 노동시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경기지역 버스노동자는 서울지역 버스노동자와 비교해 월 60시간 이상 더 일한다. 1일 17시간씩 월 12~14일 일하는 격일제로 근무하는데, 만성적인 인원부족으로 월 260시간 가량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역 버스노동자의 근무시간은 월 198시간 정도다.

김준영 수원여객지부 사무국장은 “임금인상이 교섭에서 타결된 만큼 개별교섭을 통해 쟁점을 풀어야 하는데 사용자측에서 쉽게 응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경기지역 버스노동자 임금이 전국 평균보다 낮고, 장시간 운전으로 불만이 잠재해 있다"며 "내년 교섭에서 다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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