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업체인 티브로드·씨앤앰의 원·하청 노동자들이 공동투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두 기업이 ‘협력업체 쥐어짜기’로 비판을 받고 있다. 매출 확대를 위해 협력업체나 외주업체 간 출혈경쟁을 시키면서 그 피해가 노동자·고객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케이블방송·통신 공공성 보장과 비정규직 노동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26일 오전과 오후 각각 서울 광화문 씨앤앰과 티브로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원청의 지위를 이용해 슈퍼 갑질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근 유료방송 간 점유율 규제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된 뒤 케이블방송과 IPTV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케이블방송업계에 두드러진 현상은 영업외주업체 확대다. 씨앤앰과 티브로드는 방문판매업체와 유통외주업체를 급격하게 늘렸다.

문제는 이들 업체들이 기존 고객·기술센터를 운영하는 협력업체와 경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같은 권역에서 서너 개의 협력업체와 영업외주업체들이 경쟁하고 있다. 희망연대노조에 따르면 씨앤앰의 경우 최근 마포와 일산의 협력업체들이 영업외주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폐업을 선언하기도 했다.

티브로드 역시 원청이 유통외주업체들에게 대규모 영업건을 몰아주면서 기존 협력업체들이 사실상 영업활동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대책위 관계자는 “티브로드와 씨앤앰은 협력업체를 쥐어짜는 일과 유통점을 확대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협력업체의 경영기반을 보장하고 상생하는 길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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