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협상을 시작한 현대자동차 노사가 초반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요구안에 대해 회사측도 생산성 향상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치열한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3일 상견례를 겸해 올해 첫 임금교섭을 열었다. 노사는 매주 화·목요일 교섭을 기본으로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교섭의 경우 임금인상보다는 지부가 별도 요구안으로 제출한 △통상임금 범위 확대 △정년 60세로 연장 △'8시간+8시간' 근무형태 조기 도입 및 완전 월급제 실시가 주요 쟁점이다.

회사측도 지부에 3대 요구안을 제출했다. 요구안은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위한 노사공동 TF 구성 △내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분기별 1회 노사 공동 대고객 홍보활동 △임금체계 개편이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와 월급제·노동시간단축·정년연장을 논의하기 위해서는 물량보전을 위한 생산성 향상과 내수경쟁력 강화, 임금체계 개편에 대한 협의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지부는 회사 요구안에 대해 “논평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일체 대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지부 관계자는 “임금교섭에서 회사가 요구안을 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고, 회사측이 매년 교섭 때마다 관행처럼 해 온 행동일 뿐”이라며 “생산성 향상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처럼 분배정의가 실현될 때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회사측이 명심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회사측은 요구안 관철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내공장의 고비용·저효율 문제점은 물론이고 해외생산 비중 확대의 불가피성까지 언급하면서 지부를 압박하겠다는 태세다.

회사 관계자는 “임금저하 없는 근로시간단축과 월급제 시행을 요구하면서 표준맨아워·생산성 향상·물량보전을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기아차지부도 판촉활동에 나서는 마당에 현대차지부가 이를 거부할 명분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지부가 논의조차 거부한다면 국내 생산물량을 유지할 이유조차 사라진다”며 “회사 요구를 관행처럼 인식해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