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에 대한 보도통제 의혹을 받고 있는 길환영 KBS 사장이 KBS 두 노조가 진행하고 있는 파업을 강조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KBS 두 노조가 내건 길 사장의 사퇴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노사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길 사장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KBS 현안 관련 특별조회를 통해 “정치적 외압과 공정성 시비로 골든타임을 허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권오훈)와 KBS노조(위원장 백용규)는 지난달 29일 새벽 KBS 이사회가 길 사장의 해임안 처리를 6·4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하자 파업에 돌입했다.

길 사장은 특별조회에서 지방선거와 월드컵을 목전에 둔 상황에서 두 노조가 속히 파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길 사장은 두 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단정하고, 파업 참가자 엄정 대처를 예고했다.

길 사장은 “국민들은 KBS 운영 의무를 부여받은 사장에게 법·사규로 불법 제작거부·불법파업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불법 정치파업과 악의적으로 왜곡된 주장으로는 KBS를 침몰시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길 사장은 사퇴 요구와 관련해 "처음 입사한 곳이 KBS였으니 무슨 욕심이 더 있겠나”며 “계속 국민에게 헌신하고 싶다는 것이 욕심이라면 욕심”이라며 입장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길 사장의 “불법파업 엄정 대처” 발언으로 노사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KBS는 이날 정오를 기해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을 사퇴한 보도본부 부장 6명을 지역 방송국 평기자로 발령했다.

KBS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길 사장이 본사 팀장급 이상 773명 전원에게 조회 참석을 요구했지만 실제 참석 인원은 85명에 불과했다”며 “이후 길 사장이 느닷없이 보도본부 보직 사퇴 부장을 지역으로 강제 발령냈다”고 비판했다.

길 사장이 사퇴 거부를 재표명하면서 파업 장기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두 노조는 길 사장이 사퇴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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