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성모병원·부천 세종병원·대구시립시지노인전문병원에서 일하면서 노조탄압 논란에 휩싸였던 김아무개씨가 최근 청주시노인전문병원 행정부원장으로 부임했다.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은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고 있다.

7일 청주시노인전문병원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충북지역지부 청주시노인전문병원분회(분회장 권옥자)에 따르면 김씨는 이달 2일 행정부원장에 임명됐다. 김씨는 직전까지 대구시립시지노인병원 행정부원장을 지냈다. 그가 2011년 대구시립시지노인병원에 부임한 뒤 노사갈등이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분회는 최근 병원이 정년을 만 60세로 규정한 취업규칙을 명목으로 조합원인 60대 간병인 11명을 해고한 시점과 김씨의 부임 시점이 맞물린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김씨가 부임하면서 본보기 차원에서 조합원들만 골라 해고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문설희 공공운수노조 충북지역본부 조직국장은 "과거 김 행정부원장이 병원사업장에서 벌인 노조탄압 양상을 보면 먼저 대규모 감원과 구조조정으로 노조를 위축시켰다"며 "청주시노인전문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탄압 양상과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병원측은 지난달 30일 간병인들에게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했다. 통보 당일 병원장실에서 한수환 원장과 김씨가 만난 사실이 분회에 의해 확인됐다. 문 국장은 "시립병원이 대구에서 노조파괴에 앞장선 사람을 영입해 노조를 탄압하려 한다"며 "병원에 대한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청주시청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분회는 이날부터 매일 청주시청 앞에서 해고자들과 함께 출근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한편 한수환 원장은 이날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씨를 행정부원장으로 영입한 이유에 대해 "예전에 대구시지노인병원도 우리 병원과 똑같이 파업을 하고 있다고 해서 가 본 적이 있다"며 "당시 (김씨가) 행정부원장 역할을 잘한다고 판단해서 영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조가 주장하는 김씨의 노조탄압 전력에 대해서는 "다른 업체에서 한 일에 대해서는 특별히 알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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