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5년 만에 다시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하기로 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3달 만에 인력조정 칼을 빼 든 것이다. KT는 노사합의에 따라 근속 15년 이상이며 정년 잔여기간이 1년 이상 남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특별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현재 KT 임직원은 3만2천여명이다. 명예퇴직 규모는 지난 2009년과 비슷한 5천~6천명으로 예상된다. 명예퇴직 신청자는 명예퇴직과 한시적(2년) 자회사 재취업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KT는 또 경영혁신 방안으로 다음달부터 MASS영업(현장영업), 개통·AS, KT플라자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를 폐지하고 7개 자회사에 위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당 분야 소속 8천100여명이 자회사로 전출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연봉을 축소하고 본인·자녀의 대학 학자금 지원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복지포인트도 줄이기로 했다.

KT노조(위원장 정윤모) 관계자는 "KT가 유선전화 중심의 사업구조를 갖고 있으나 세계적으로 유선전화는 시장성이 상실돼 가고 있으며 자회사와 중복된 부분도 많다"며 "단기성 미봉책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업구조를 합리화해 KT의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9일 전국 지방본부별 전 조합원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반발도 거세다. KT새노조(위원장 조재길)는 이날 성명을 통해 "KT 경쟁력 저하의 핵심은 경영진 비리와 일시적 비용절감에 의존한 경영"이라며 "그럼에도 황창규 회장은 장기적 발전전략 없이 인건비만 줄여 직원들에게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KT새노조는 또한 "과거와 같이 반인권적인 명예퇴직 강요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