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자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노동자들과 비교해 비참한 수준의 노동환경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불안정성은 가장 높고 노동시간은 가장 긴 데다, 최악의 임금구조하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OECD 회원국들의 노동시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5년3개월20일이었다. 미국의 9년4개월, 독일의 11년5개월에 비해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기재부가 제출한 자료로 비교 가능한 OECD 회원국 중 가장 짧다. 한국에 이어 에스토니아(8년6개월)와 아이슬란드(8년8개월)가 뒤를 이었다. 임시직 종사자의 비율은 OECD 평균(11.8%)의 두 배인 23.2%나 됐다. 우리나라 다음으로는 스페인(23.6%)·폴란드(26.9%)·칠레(30.4%)만 있다.

홍 의원은 “근속연수가 짧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의 불안정성이 높다는 뜻”이라며 “전직과 이직률이 높다는 것인데 이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높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규직의 이직·전직뿐 아니라 임시직 비중이 매우 높은 것이 주된 원인”이라며 “노동자들이 항시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임금계층 비중이 높고, 임금불평등도는 최고 수준이다. 홍 의원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의 저임금계층 비중은 25.2%로 미국과 함께 꼴찌를 기록했다. 저임금계층 비중이 가장 적은 벨기에(5.4%)의 5배에 육박한다. 임금 하위 10% 대비 상위 10%의 임금을 뜻하는 임금불평등도는 4.9배로 꼴찌그룹에 속했다. 북유럽과 비교하면 두 배 가량 높다. 꼴찌그룹에 함께 속한 이스라엘과 같고, 미국(5배)보다 한 단계 높다. 남성고용률에서 여성고용률을 뺀 ‘성별고용률 격차’ 역시 21.4%로 OECD 평균(16%)을 한참 웃돌았다.

홍 의원은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세계 최장시간 수준의 근로에 혹사당하면서도 임금격차는 극단적으로 열악한 노동시장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여성들은 그마저도 취업의 기회가 없어 극한 상황으로 몰리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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