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간담회에서 의기투합해 회사를 운영하자더니 다음날 아침 갑자기 서비스센터를 폐업하겠다고 발표하더군요. 조합원들은 폐업 이후에도 시민선전전과 조합원 확대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곽형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남부부지회장의 증언이다. 공정사회파괴 노동인권유린 삼성바로잡기 운동본부는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노조사수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지난해 7월 400여명으로 출범한 지회는 불과 8개월여 만에 조합원이 4배 가량 급증했다. 이달 현재 조합원은 1천600여명이다. 박성수 지회 경인부지회장은 "삼성은 분 단위로 업무량을 끊고 분당 임금을 적용하는 등 말도 안 되는 노동조건을 적용하고 있다"며 "무노조 경영을 표방한 삼성에서, 직접고용도 아닌 서비스기사들이 노조를 만든 것은 그만큼 삶이 힘들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은 노조 지키기에 나섰다. 노동조건 개선을 내걸고 수차례 파업을 벌였다. 삼성은 본사직원을 대체 투입하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일부 서비스센터는 폐업이라는 강수로 대응했다.

부산 해운대센터·충남 아산센터·경기 이천센터는 약속이나 한 듯 지난달 말 기습적으로 폐업을 선언했다. 사장들이 밝힌 폐업이유도 '경영악화와 건강악화'로 동일했다. 지회는 "노조를 무력화하기 위한 위장폐업"이라고 반발했다.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은 조합원들은 시민선전전과 노조가입률이 낮은 센터를 찾아다니면서 조직확대사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의 부당노동행위 의혹도 제기됐다. 교섭을 거부하거나,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이용해 교섭을 지연하는 행위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섭 금속노조 법률원장은 "삼성은 노조설립을 막기 위해 사전에 문제인력을 감시해 징계사유를 만들고, 설립 이후에는 교섭을 지연하면서 노조를 고사시키는 전략을 기획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 3권 침해는 특정 관리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되고 조직적으로 실행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 원장은 이어 "간접고용 노동자 쟁의에 대해 다른 하청업체에 물량을 넘기거나 인원을 투입하면 대체근로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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