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위원장 김명환) 파업이 보름째 접어든 가운데 코레일이 기관사와 열차 승무원을 기간제로 채용해 다음달 현장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업 대오를 흔들기 위한 전략이라는 지적이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코레일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관사 300여명, 열차 승무원 200여명을 기간제로 채용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불법파업에 가담한 직원의 복귀상황을 감안하면서 추가 인력충원계획과 차량정비 등에 대한 외주화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비상근무로 지원 나간 내부인력이 본업무로 복귀해야 하는 상황에서 현장 인력 충원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코레일은 인턴 교육이수자·경력자를 채용해 소정의 교육을 마친 뒤 1월 중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코레일의 이날 아웃소싱 발표는 파업 복귀율이 낮은 직종에 대한 내부 흔들기라는 분석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업무에 복귀한 조합원은 1천113명(12.7%)이다. 이 중 파업의 핵심 동력인 기관사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전체 파업 참가자 2천701명 중 23명(0.7%)이 복귀했다. 복귀율이 1%에도 못미치는 수치다.

승무원의 경우 파업 참가자 1천375명 중 80명(4.3%)이 복귀하는데 그쳤다. 전국 39개 승무지부 중 지부장이 없어 파업에 참여하지 못했던 안산승무지부의 경우 최근 일부 조합원들이 파업대오에 합류하기도 했다.

백성곤 노조 홍보팀장은 "내부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겠지만 실효성이 있겠냐"며 "기관사·승무 조합원 파업 참여·복귀현황이 보여주 듯 파업대오는 되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와 관련 성명을 내고 "파업 중인 노동자를 자극하고 현재의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협박이 아니라 대화와 교섭에 나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09년 파업 중 허준영 사장이 대체기관사를 양성한다며 수백억원을 낭비하고, 국감에서까지 지적돼 코레일 얼굴에 먹칠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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