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금융지주가 사업축소 방침을 내비치면서 자회사 직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매각대상에 오른 자회사 SC스탠다드캐피탈에서는 노사가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14일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SC스탠다드캐피탈지부(지부장 김승수)는 올해 7월 노조를 결성한 뒤 임금·단체협상에 나섰다. 하지만 회사와 진행한 교섭이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의견차를 보인 부분은 ‘고용안정 보장’을 담은 단협 조항이다. 지부는 “사측이 매각 진행상황에 대해 해명으로 일관하고, 고용안정 요구에는 ‘매각에 협조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회사가 논의 자체를 거부한다는 설명이다.

지부는 먹튀 의혹도 제기했다. 김승수 지부장은 “SC스탠다드캐피탈은 자회사 중 거의 유일하게 안정적인 순이익을 내는 곳”이라며 “손실이 많이 나는 저축은행을 묶어 팔려는 이유는 빨리 팔고 떠나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우려했다. 김 지부장은 이어 “회사는 대부업체든, 사채든, 어떤 자본이든 간에 팔겠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며 “정상적인 매각도 아니고 정상적인 철수도 아니다”고 말했다.

노사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지는 모양새다. 애초 이날 열리기로 했던 교섭은 회사쪽 위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됐다. 지부는 이달 12일 본사 앞에서 연 ‘고용안정 보장 촉구 결의대회’에 대한 보복조치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기훈 SC금융지주 상무는 “사업을 철수하거나 한국을 떠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최 상무는 고용안정 보장에 대해서는 “캐피탈은 매각하는 과정이라 앞으로 인수회사와 협상을 통해 결정할 일이기 때문에 지금은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지부는 15일부터 서울 종로구 SC금융지주 앞에서 고용안정 보장을 요구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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