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동차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이 독일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4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현영석 한남대 교수(경영학)는 "노사관계 안정을 통한 유연성 확보와 생산성 향상 없이는 세계 자동차산업에서 더 이상 경쟁할 수 없다"며 "노사정 대타협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교수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자동차산업 시간당 평균임금은 미국 38달러, 독일 60달러, 일본 37달러, 중국 2.17달러, 현대차 34.8달러로 추정된다. 공장별 자동차 대당 조립시간의 경우 현대차는 30.7시간으로 지엠(21.9시간)·포드(20.6시간)·도요타(27.6시간)·닛산(18.7시간)·혼다(26.9시간)보다 길었다.

'자동차부품업체의 교대제 개편과 근로시간 단축'을 발제한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의 교대제 개편이 부품업체 교대제 개편의 촉진제 역할을 했지만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는 "자동차부품업체 교대제와 노동시간 개선을 위해 완성차 및 부품업체 노사, 정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를 운영하고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 문제를 비롯한 근로시간 법제 개정은 기업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승길 아주대 법학대학원 교수는 "통상임금 소송으로 늘어나는 기업의 우발채무가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임금체계 개편방안을 의제로 삼아 통상임금에 대한 근본적 해결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고용노동부 통상임금 산정지침을 법령으로 정비하되 일본처럼 네거티브 방식으로 통상임금에서 제외되는 임금항목을 나열한 방식을 참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경총은 통상임금 관련 개별기업의 우발채무 규모를 현대·기아차는 6조~7조원, 현대중공업 2조원, 한국지엠 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통상임금 소송에 대비해 지난해 결산에서 8천140억원의 충당금을 반영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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