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지엠 임금교섭의 핵심은 고용안정이었다. 지엠은 지난해 군산공장 전략차종인 크루즈 후속모델을 해외공장에서 생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올해 교섭 과정에서는 부평공장의 소형차 아베오 후속모델 생산에 대해 해외이전을 언급했다.

자연 노동자들의 고용불안감이 높아졌다.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각 공장별 신차 도입, 엔진·변속기 양산"을 최우선 요구로 내세웠다. 그 결과 지난 23일 밤 도출된 노사 잠정합의안에는 각 공장별 신차와 엔진생산 계획이 문구로 담겼다.

노사는 부평공장에서는 아베오 부분변경 모델과 차세대 말리부·차세대 SUV·차세대 아베오를 생산하기로 했다. 차세대 말리부에 적용할 신형엔진 생산도 포함됐다. 창원공장에서는 글로벌 경차 전기차·차세대 글로벌 경차·신형엔진을 생산하기로 노사가 의견을 모았다.

문제는 군산공장이다. 2014년형 크루즈 후속모델을 생산하지 못하는 대신 노사는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던 SUV 캡티바 후속모델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크루즈 부분변경 모델을 계속 생산하고 올란도 생산주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군산공장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내용이다. 크루즈 후속모델 대신 캡티바를 생산하기로 했는데, 판매량의 80% 이상이 수출용인 한국지엠에서 캡티바는 내수용 성격이 짙다. 판매량도 떨어진다. 올해 1~6월 크루즈는 국내에서 7천대가 팔렸지만 캡티바는 2천900대에 그쳤다.

한국지엠 노사도 잠정합의문에서 “군산공장의 미래전망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용불안에 대해 인식한다”며 군산공장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내년까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지부 군산지회는 “지난해 미래발전위원회와 올해 임금협상에서 마련하지 못한 것을 군산공장 차원에서 마련하자는 것은 대책이 없다는 뜻”이라며 잠정합의안 부결운동에 나섰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최근 한국지엠 부평공장에서 생산되는 소형 SUV 쉐보레 트랙스의 형제차종인 오펠 모카의 수출물량이 내년부터 스페인으로 이전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크루즈와 함께 한국지엠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트랙스 수출물량마저 해외공장에 뺏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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