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노동조건이 열악한 시간제 일자리가 크게 늘었다. 또 고용형태별 임금 격차가 확대돼 여성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이 남성 정규직의 35.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통계청의‘2013년 3월 경제활동인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분석해 9일 발표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2007년 3월 기준 879만명(55.8%)을 정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선 비정규직 규모가 올해 3월에는 818만명(46.1%)으로 감소했다. 상용직이 증가하고 임시직·일용직이 감소한 데다, 사내하도급 노동자 대부분이 정규직으로 분류된 결과로 보인다.

고용형태별로 보면 기간제근로 259만명(14.6%), 파견근로 20만명(1.1%), 용역근로 68만명(3.8%)으로 최근 3년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반해 시간제근로는 176만명(9.9%)으로 최근 10년 사이 크게 증가했다. <그래프 참조> 경기변동에 민감한 호출근로(79만명, 4.5%)·특수고용(56만명, 3.1%)·가내근로(7만명, 0.4%)는 감소했다. 이와 관련 김 연구위원은 “노동계나 정부 추산보다 특수고용이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노조 조합원이 한 명도 없는 것은 상당수가 자영업자로 잘못 조사되고 있다는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정규직 임금은 지난해 3월 278만원에서 올해 3월 283만원으로 5만원(1.8%) 인상되고, 비정규직 임금은 139만원에서 140만원으로 1만원(0.7%) 올랐다.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격차는 월 임금총액 기준으로 49.9%에서 49.7%,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는 52.2%에서 52.1%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남성 정규직 임금을 100이라고 할 때 여성 정규직 임금은 66.5%, 남성 비정규직 임금은 54.1%, 여성 비정규직 임금은 35.4%로 격차가 컸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가 100 대 50으로 고착화되고, 성별·고용형태별 차별이 비정규직 여성에게 집중되고 있다.

저임금계층 비율은 25.1%로 국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임금 불평등(상위 10%와 하위 10%의 임금격차)은 5.0배로 멕시코 다음으로 심하다. 2009년 3월 222만명(13.8%)을 정점으로 2012년 8월에는 170만명(9.6%)으로 감소했던 법정 최저임금 미달자는 올해 3월 209만명(11.8%)으로 늘었다. 이 기간 정부부문 최저임금 미달자도 9만명(9.6%)에서 11만명(11.1%)으로 늘었다.

한편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고용이 가장 불안정하고, 근속년수가 가장 짧은 나라로 나타났다. 근속년수 평균값은 5.5년, 중위값은 2.4년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짧다. 근속년수 1년 미만 단기근속자는 전체 노동자의 31.8%로 가장 많고, 근속년수 10년 이상 장기근속자는 19.7%로 가장 적었다. 노조 조합원(조직률)은 2011년 8월 191만명(10.9%)에서 올해 3월 214만명(12.1%)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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