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광주사내하청분회의 김아무개(37) 조직부장이 지난 16일 오후 분신자살을 시도한 직접적인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최근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규직 신규채용에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배제됐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정규직 신규채용 규모는 물론이고 사내하청 노동자 몇 명이 지원해 몇 명이 서류심사를 통과했는지, 기아차가 내건 채용조건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 부장이 정규직 신규채용에 응시했다가 탈락했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기아차지부 광주지회는 “김 부장을 포함해 사내하청분회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한 것이지 정규직으로 신규채용을 해 달라고 요구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부장은 보다 빠른 정규직화를 위한 방법으로 이번 신규채용에 일말의 기대를 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광주지회 관계자는 “김 부장이 사측의 나이제한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접하면서 실망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이 정규직을 채용할 때 위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나이제한을 두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지난해 90명을 신규채용할 당시 만 29세까지만 뽑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던 비정규직 가산점도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사내하청 출신은 단 3명만 합격했다.

이로 인해 광주지회가 지난달 나이·학력제한 폐지를 사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신규채용에서 회사측이 또다시 나이제한을 뒀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김 부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달 14일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된 현대차 울산공장 촉탁계약직 출신 공아무개(28)씨도 정규직화의 꿈이 깨지자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지난해 12월 자살한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동자 이운남씨는 정규직 채용 직전까지 갔다가 허리디스크를 이유로 탈락했다.

신규채용에 응시하거나 직접고용 촉탁직으로 일해도 정규직화가 불가능한 현실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절규를 부르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