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에서는 여지없이 사건 당사자들의 어처구니없는 발언이 쏟아졌다.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조차 “정리해고는 부당한 것으로 판명났다”고 말할 정도로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막말 퍼레이드=“
정리해고와 상관없이 사망한 분도 있다.” 쌍용자동차 대표이사이면서 정리해고 결정 당시 법정관리인이었던 이유일 대표이사. “다른 나라도 해고가 많은데 우리는 왜 그렇게 자살하는 사람이 많은지 생각해 봤느냐”는 신계륜 환경노동위원장의 말에, “유감스럽고, 죄송스럽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이유일 대표가 한 말이다. 그는 “사망하는 분들의 명예를 생각해서 자세히 말 안 하겠다”고도 말했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쓴 웃음을 줬다. “테이저건 사람 얼굴에 쏴야 했느냐”는 심상정 무소속 의원의 지적에 “빗맞은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화염병에 맞아 위험한 경찰을 쇠파이프로 폭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은 “조 전 청장은 조용히 하는 게 좋겠다”며 “당시에도 진압장비는 방패와 경찰봉밖에 없다고 새빨간 거짓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리해고 막겠다고 생존권 싸움을 하는 노동자들을 테러리스트 취급해서 마루타처럼 토끼몰이 했고 결과가 22명의 죽음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일국의 경찰청장을 역임했다면, 일말의 양심 있는 사람이라면 사과를 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홍영표 의원도 조현오 전 청장의 말바꾸기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홍 의원은 “(조 전 청장이) 8월4일 진압작전은 청와대 참모를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대통령 지시로 했다고 했다”며 “강희락 전 청장이 반대했기 때문에 직접 참모를 통해 하고 대통령이 진압작전을 했다고 스스로 답변해놓고 말을 바꾼다”고 지적했다. 결국 조 전 청장은 “대통령에게 직접 얘기한 것은 아니고 청와대에 건의했고, 청와대서 경찰청장에게 얘기했든지 해서, 1시간 만에 번복해서 진압작전한 것”이라고 실토했다. 말은 바꿨지만 결국 같은 말이다.

◇야권의 대통령선거 후보들도 쌍용자동차 청문회에 관심을 가졌다. 안철수 후보는 캠프 페이스북에 “오늘은 많은 분들이 오래 기다려온 쌍용차 청문회가 열리는 날”이라며 “그분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며 희망을 만드는 일에 모두 함께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21일 쌍용차에서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심리치료를 돕고 있는 와락센터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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