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한 국회 청문회가 20일 환경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렸다. 증인으로 참석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쌍용자동차가 지난 2009년 정리해고 근거로 삼았던 주요 원인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2009년 경기지방경찰청장 시절에 당시 상급자인 강희락 청장의 지시를 무시하고 옥쇄파업을 벌이던 쌍용차지부 조합원에게 테이저건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조 전 청장은 경찰특공대 투입에 부정적이던 강희락 전 청장을 제치고 청와대와 직거래해 특공대 투입을 성사시킨 것으로 나타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20일 연 쌍용차 정리해고 관련 청문회에서 김경협 민주통합당 의원은 “쌍용자동차가 구조조정 근거로 제시했던 생산성지수(HPV)가 회사와 삼정KPMG에 의해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삼정은 2천646명의 구조조정을 권고한 ‘쌍용차 정상화계획서’를 작성했다. 계획서에서 삼정은 2006년 하버리포트를 소스로 제시하면서 쌍용차의 2006년 HPV(차량 1대를 생산하는데 투입되는 시간)가 74.8로 21~37 수준인 기아나 토요타 등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이는 과다인력 때문에 생산성이 낮다는 근거가 됐다.

김경협 의원은 “2006년 당시 하버리포트는 아시아 지역의 자동차 제조공장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삼정이 제시한 지수는 하버리포트가 공인한 지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윤창규 삼정 상무이사는 “쌍용차의 HPV는 하도급업체가 작성을 했다”며 “HPV를 산출하는 자료는 쌍용차가 제시했다”고 인정했다. 김 의원은 “HPV지수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기입한 숫자에 불과하다”며 “회사가 자료를 제시하고 회계법인이 이를 이용해 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하면 회사가 다시 이를 근거로 구조조정을 실행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먹튀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상하이차가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중국으로 철수할 때 이유로 댔던 유동성 위기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심상정 의원이 이날 공개한 2009년 외교부 대외비 문건에 따르면 중국 관리는 상하이차가 철수한 이유로 △고분고분하지 않은 노동조합 △한국정부의 비협조 △기술유출 사건 관련 검찰의 강압수사 △금융기관의 무관심을 들었다.

한편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2009년 8월4일 진압작전을 하려고 했는데 (강희락 전 청장이) 반대해 청와대에 건의했고 청와대에서 경찰청장에게 얘기했는지 어땠는지 1시간 만에 (강 전 청장이) 번복해 진압작전을 했다”고 말했다. 또 조 전 청장은 “(강희락 전 청장이) 테이저건 사용을 반대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테이저건이 얼굴을 향해 발사됐다는 지적에 "빗나가 맞았다"고 말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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