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창당을 주도했던 권영길·천영세 전 대표가 11일 통합진보당을 탈당했다.

권영길·천영세 전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통합진보당의 틀로는 노동자 정치의 길을 제대로 구현할 수 없음이 명확해졌다”며 “통합진보당을 떠나 새로운 노동자·서민 정치의 길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늘 진보세력의 좌절은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모두의 실패이며, 양자 모두의 과오”라며 “진보정치세력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부응하지 못한 오늘이 죄스럽고 참담하다”고 사과했다.

신당 참여의사도 내비쳤다. 이들은 “민주노총을 처음 결성하던 그때의 마음으로,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민주노동당 창당의 시절로 다시 돌아간다”며 “세대를 뛰어넘어 노동자의 삶과 함께하는 백년정당의 밑돌이 되겠다는 심정으로 다시 거리로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참여당 출신 당원 3천729명도 이날 집단탈당했다. 참여당 출신 당원들은 “지난달 통합진보당의 발전적 해소와 새로운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을 촉진시키기 위해 탈당신고서 모으기 운동을 제안한 바 있다”며 “혁신재창당이 실패로 돌아간 지금 이 운동을 통해 모인 탈당신고서를 공식 제출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집단탈당으로 지금까지 참여당계 출신 당원 7천여명이 탈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유시민 전 공동대표와 천호선 최고위원 등 일부 당원은 이번 집단탈당 행렬에서 빠졌다. 이들은 진보정치혁신모임에 참여하고 있어 다른 혁신모임 참여인사와 행보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0일 중앙위원회에서 선출된 민병렬 당대표직무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통합진보당은 정통 진보의 길, 참된 진보의 길, 대표 진보의 길을 의연하게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민 직무대행은 “16일 긴급 당대회를 소집해 무너진 당적 체계와 질서를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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