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서희산업노조가 파업에 돌입했다. 원청인 비알코리아가 아이스크림공장 하청노동자를 직접고용하기로 약속해 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알코리아는 서희산업노조가 충북 음성의 아이스크림공장 정문 앞에서 천막을 치고 파업농성에 돌입하자 퇴거통보를 하고 곧바로 대체인력 채용절차에 들어갔다. 직접고용 합의 이행을 둘러싼 노사갈등이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14일 화학노련에 따르면 이날로 파업 6일째인 서희산업노조에 대해 비알코리아측이 모두 세 차례 퇴거명령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하청업체노조가 원청인 비알코리아의 사유지를 무단으로 점거하고 있으니 나가라는 것이다. 이어 비알코리아는 지난 11일 아이스크림공장에서 일할 신규인력 면접을 실시하는 등 대체인력 채용수순을 밟고 있다. 하청업체인 서희산업도 이날 오전 8시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며 노조를 압박했다.

사측은 노조가 올해 임금·단체협약에 서명을 한 뒤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에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충주지청도 불법 쟁의행위를 중단하라는 공문을 노조에 두 차례 발송한 상태다.

그러나 노조는 비알코리아의 직접고용을 전제로 임단협을 타결한 것인데, 원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므로 정당한 수순에 따라 파업에 돌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3월29일 임단협 결렬에 따라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내고 지난달 13일 98.7% 찬성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같은달 18일 노조가 전면파업에 돌입하기 직전 노사는 충북지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인 △기본급 14% 인상 △상여금 700% 및 성과급 200% 지급 △연봉제 폐지 등의 내용으로 극적인 타결을 이뤘다. 당시 서희산업 노사와 원청인 비알코리아 등 3자는 충북지노위의 중재 아래 "원청이 직접고용을 추진하되 시기와 방법은 열흘 내 노사가 합의한다"는 별도합의서를 체결했다.

그런데 비알코리아측은 정규직 전환을 위한 실무교섭 과정에서 "5년 후 사회분위기가 성숙하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 보겠다"고 말을 바꿨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이달 8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사측은 파업 즉시 직장폐쇄에 나서며 맞대응하고 있다.

이강윤 노조 위원장은 "서희산업 노동자들은 원래 비알코리아가 직접고용한 정규직이었는데 2001년 회사가 동등한 대우를 보장하며 하청업체로 전적을 요구해 현재에 이르게 됐다"며 "원청은 직접고용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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