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 등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가 충북 음성의 아이스크림공장 노동자를 직접고용하기로 합의해 놓고도 이를 지키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노총은 6일 성명을 내고 "비알코리아가 노조의 파업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하청노동자를 직적고용하기로 합의해 놓고 파업계획이 철회되자마자 손바닥 뒤집 듯 이를 번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노총은 "신의성실 원칙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는 노사 간 합의사항을 헌신짝 팽개치듯 파기한 비알코리아의 부도덕한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공장 하청노동자 80여명으로 구성한 서희산업노조(위원장 이강윤)는 지난달 18일 전면파업에 돌입하기 직전 원청인 비알코리아측과 '직접고용 합의서'를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비알코리아가 서희산업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추진하되 시기와 방법은 열흘 내 노사가 합의한다"는 것이다.

합의 배경에는 서희산업 노동자들이 원래는 비알코리아 소속이었던 점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이들은 2001년 비알코리아가 아이스크림 생산을 아웃소싱하기 전까지 직접고용 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강윤 위원장은 "하청업체 소속으로 전적할 당시에만 해도 비알코리아 정규직과 노동조건이 동일했는데 10년 새 원청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며 "14년을 다닌 하청업체 노동자의 임금은 원청의 신입사원 수준이어서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그런데 비알코리아는 직접고용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비알코리아 총무팀 관계자는 "직접고용을 합의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열흘 내 시기와 방법을 합의하자던 원청은 하청노동자들에게 "5년 뒤 (비정규직과 관련한) 사회적 분위기가 달라지면 재논의 하자"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비알코리아가 직접고용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비알코리아가 소속된 SPC그룹은 커피전문점 파스쿠치부터 제과점 파리크라상·샤니·삼립식품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식품전문 대기업이다. SPC그룹은 대졸 신입사원의 10%를 매장에 근무하는 아르바이트 출신으로 채용해 언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파리크라상의 경우 하청노동자 227명을 직접고용해 고용노동부로부터 2년 연속 고용창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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