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피해액을 소속 버스기사들에게 전가해 왔다는 의혹을 받고 부천의 한 시내버스 회사가 1년째 노사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2일 자동차노련에 따르면 부천 소신여객은 최근 7년간 소속 버스기사가 교통사고를 낸 경우 피해액을 자비로 부담할 것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한 기사들에게 백지사표를 강요하거나 승무정지 등 징계를 단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식으로 회사가 기사들로부터 받아간 돈이 약 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의혹은 지난해 회사 관계자의 양심고백으로 외부에 알려졌고, 현재 경찰조사가 진행 중이다.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사고 피해액 부담을 전가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은 무용지물이었다. 자동차노련 관계자는 “단협에는 교통사고 발생시 조합원에게 구상권 청구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노동자들에게는 휴지 조각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비용 전가 논란으로 시작된 노사갈등은 그 뒤로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7월 복수노조가 시행된 이후 이 업체에 4개의 노조가 새로 만들어졌는데, 회사는 특정 노조의 활동만을 인정해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기존노조인 자동차노련 소신여객지부(지부장 황대준)는 회사를 상대로 단협 위반과 △부당노동행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근참법) 위반 등의 혐의로 13건의 고소를 낸 상태다.

노사의 올해 임금·단체협상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교섭대표노조인 지부가 8차례 교섭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은 최근 교섭 상견례에만 참석한 상태다. 자동차노련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교섭해태가 계속된다면 쟁의행위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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