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MBC본부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KBS본부와 YTN본부가 다음달 쟁의행위에 들어간다. 방송 3사가 동시에 파업을 벌이는 이례적인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28일 노동계에 따르면 MBC본부는 지난달 말부터 공정방송 회복과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 27일 오전 9시까지 업무에 복귀할 것을 요구했지만 파업 참가 인원은 오히려 늘고 있다. 파업 시작 당시 573명이었던 파업 참가자는 27일 기준으로 703명을 기록했다. 이날 영상부문 보직부장을 포함한 고참 카메라 기자 6명이 파업에 합류했다.

회사측 대응도 강경해지고 있다. 김재철 사장과 회사측은 같은날 정영하 본부장 등 노조 집행부 16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29일에는 인사위원회를 열어 제작 거부를 주도한 박성호 기자회 회장과 양동암 영상기자회 회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본부는 이날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본부 조합원들의 취재 결과 김 사장은 법인카드로 귀금속·여성 화장품·명품 등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취임 이후 국내 호텔에서만 1억5천만원가량을 본인과 비서진의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MBC에 이어 KBS와 YTN도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노조 KBS본부는 김인규 사장 퇴진과 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다음달 6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간다. KBS 기자협회는 그보다 앞선 다음달 2일 제작거부에 나설 예정이다. 본부가 이달 16일부터 23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조합원의 88.6%가 찬성표를 던졌다.

YTN본부는 임금교섭이 결렬됨에 따라 23일 부재자투표를 시작으로 29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이달 22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서 조합원들은 임단협 승리와 공정보도 복원·해고자 복직을 결의했다. 본부는 다음달 9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배석규 사장의 연임을 저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 부산일보와 국민일보·연합뉴스도 편집권 독립과 낙하산 인사 연임 저지 등을 위해 투쟁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29일 오후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공정방송 회복과 언론자유를 위한 3월 총력투쟁'을 결의한다. 노조 관계자는 "언론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해직 언론인 복직, 낙하산 저지 등을 위한 자유 언론보도 투쟁과 전 사회적인 연대투쟁을 결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