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정영하)의 파업이 갈수록 탄력을 받고 있다. 파업이 22일째를 맞으면서 장기국면에 들어서고 있지만 부장과 20년차 이상 고참 사원들이 노조(본부) 파업을 잇따라 지지하면서 김재철 MBC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파업 참가인원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MBC본부에 따르면 20년차 이상인 고참급 사원 135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재철 사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김재철 사장 부임 후 39일간의 장기파업을 겪은 MBC가 또다시 격렬한 갈등을 겪으면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경영진은 대화를 마다하고 노조간부 고소와 대체인력 채용 등 강경책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보도국 부장 3명이 보직을 사퇴하면서 노조 파업을 지지한 데 이어 20일에는 보도국의 한 논설위원이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파업에 동참했다. 본부 관계자는 "부장·고참 선배들의 파업 지지와 노조 가입, 조합원들의 연이은 파업대열 합류로 참가인원이 계속 늘고 있다"며 "파업 돌입 시점인 지난달 30일과 비교해 참가인원이 100명 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도 최근 MBC 파업인원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파악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파업 참가자가 20명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조합원 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 띠 두르기' 행사를 열고 파업을 이어 갔다. 22일에는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 앞에서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오후 늦게는 MBC본사 앞에서 촛불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MBC본부는 이날 "김재철 사장 취임 후 보도·시사·라디오 등 각 보도부문에서 발견된 불공정 사례가 52건에 달한다"는 내용의 '보도 불공정 사례집'을 내놨다.

본부는 사례집에서 MBC가 △2010년 총리실 민간인 사찰 △삼성SDS의 노조 설립시도 이메일 강제 삭제 △김윤옥 여사 로비개입 의혹 △2011년 엄기영 후보의 강원도지사 출마와 관련된 불법선거 △김진숙 한진중공업 농성 등의 사건에서 기사를 축소하거나 물타기 보도를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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