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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안전보건법 '무용지물'노동건강연대 "안전부문 도급 막고 산안법 적용 확대해야"
최근 하청 비정규 노동자에게 잇따라 산재가 발생하고 있다. 노동자 5명의 목숨을 앗아 간 인천국제공항철도 계양역 참사와 아르바이트 학생 등 4명의 생명을 뺏은 이마트 탄현점 질식사고, 병원 간병인 노동자 에이즈 환자 주사바늘 찔림 사고….

이들은 모두 하청 비정규 노동자들로, 원청 사업장의 안전보건 실태를 잘 몰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야간 선로 보수·유지관리에 투입된 노동자는 주간 근무조로 기차 막차시간을 몰랐다. 회사를 옮겨 다니며 냉동기 보수작업을 하던 노동자는 이마트 탄현점의 작업환경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간병인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사바늘에 찔렸다.

하지만 해당 사업장인 코레일공항철도·이마트·병원은 "사업주로서 사고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원청과 발주처가 노동과정을 관리감독하면서 정작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전 산업에 걸쳐 외주화가 가속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노동건강연대가 13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원청·발주업체 책임강화 방안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무용지물 산안법, 처벌도 솜방망이=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상 사업주가 아닌 원청 대표도 해당 사업장 안전보건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산업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산안법 제29조 '도급사업에서의 안전보건조치 대상 사업'은 건설업, 선박·보트 건조업, 토사석 광업, 제조업, 출판업 등 주로 1·2차 산업이다. 산업구조가 서비스 유통업 등 3차 산업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다양한 간접 고용형태가 만연한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원청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 이마트가 탄현점 사고가 대표적이다.

처벌은 솜방망이다. 산안법에 따르면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으로 노동자가 사망한 경우 사업주를 최고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사법처리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2008년 노동자 40명의 목숨을 앗아 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건의 경우 냉동창고 대표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됐지만 벌금 2천만원에 그쳤다. 지난 10월 홍희덕 통합진보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중대재해가 발생한 건설현장에서 사업주가 구속된 사례는 단 7건이다. 매년 건설현장에서 500여명의 건설노동자가 중대재해로 사망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5천여명의 건설노동자가 사망할 동안 고작 7명의 사업주가 구속된 것이다.

정해명 공인노무사(노무법인 노동과 삶)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산재 사망사고 사법처리를 분석한 결과 사법처리는 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표 참조> 벌금은 대부분 300만원 이하로 그쳤다.



◇안전부문 도급 막고 산안법 적용 확대해야=강문대 변호사(노동건강연대 공동대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의 경우 작업여건과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원청사 대표와 발주업체를 실질적인 책임자로 못 볼 이유가 없다"며 "산안법을 개정해 발주처와 원청 대표에 대해서도 산안법을 적용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근본적으로는 안전과 직결되는 부문에서는 도급을 금지시켜야 한다“며 "점점 늘어나는 산재 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해 ‘환경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등의 사례를 기초로 '(가칭)산업재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은성  kes04@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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