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20.7.14 화 09:55
상단여백
HOME 안전과 건강 전문가 칼럼
교대노동과 수면장애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 승인 2011.08.23 00:00
  • 댓글 0

임상혁

노동환경건강

연구소 소장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2월 교대노동과 수면장애에 대한 의미 있는 판결을 내렸다.
“교대근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낮과 밤이 수시로 바뀌는 생활 속에서 생리적 리듬주기가 파괴되고, 교대근무자의 수면-각성주기는 야간근무에 의해 심하게 장애를 받으며, 주간근무를 하는 1주일 동안 충분히 회복되기 어렵다.”
이 판결은 우리나라 최초로 교대노동으로 인한 수면장애를 산업재해로 인정한 사례다. 이로 인해 교대노동자의 수면장애가 사회적 관심을 받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교대노동의 수면장애는 세계적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문제돼 개선하기 위한 투쟁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 86년 영국에서는 철도사고로 수백명의 승객이 목숨을 잃었다. 철도노동자의 태만이 사고원인이었다. 하지만 법정에 선 그들은 외쳤다.
“최근 5~6년 동안 우리의 노동은 늘어났고, 때때로 휴식 없이 지속됐다. 일정한 시점에 달하면 우리의 노동력은 말을 듣지 않는다. 지각이 마비돼 간다. 우리의 두뇌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우리의 눈은 보지 못하게 된다.”

수면장애란 적어도 1개월 동안 잠들기 어렵거나, 수면을 유지하기 어렵거나(자주 깨거나 혹은 일찍 깨거나), 잠에서 깬 후 원기회복이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한 피로감이 사회적으로, 직업적으로, 기타 신체 기능영역에 심각한 고통이나 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지칭한다.

잠을 자는 것은 인간의 생리적 반응 중 두 번째로, 그 욕구가 강한 반응이다. 교대제로 일하는 노동자는 잠이 잘 오지 않거나 자더라도 숙면을 이루지 못하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야근 후 다음날에는 약 50%의 노동자가 잠을 잘 못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야근을 하는 노동자들의 75%는 야근을 하면서 졸림을 경험하고, 그중 20%는 실제로 졸음에 빠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수면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 몸속에는 생체시계가 있다. 체온·호르몬·심혈관 기능·소화 기능·잠들고 깨는 기능 등이 생체리듬에 따라 조절된다. 그러나 심야노동은 정상적인 생체리듬을 교란시킨다.

교대노동에서 주간조의 경우는 빠른 기상으로 인해 수면 시간이 감소된다. 야간조의 경우는 낮 시간에 취하는 수면시간이 감소한다. 불규칙적인 수면으로 수면의 질도 감소하게 된다. 이 같은 수면의 양과 질의 부족이 수면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수면부족으로 인한 피로는 노동자의 정신상태를 몽롱하게 만들어 사고를 초래하기도 한다. 교대노동을 하는 철도노동자 중 수면장애가 있는 노동자들이 수면장애가 없는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사고를 경험하는 것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교대노동에 따른 가장 큰 문제는 노동자가 기본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교대노동자는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소외되고, 친구나 친지와도 잘 만나지 못한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시간을 낼 수 없고, 규칙적인 취미생활도 불가능하다. 이렇듯 교대노동은 노동자의 건강은 물론 기본적인 삶의 질도 저하시킨다.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투쟁의 역사다.” 수많은 세계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투쟁해 왔고, 그 결과 노동시간 단축을 이뤄 냈다. 한국에서도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의 투쟁 등을 통해 사회적 관심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제는 심야노동 철폐를 위한 사회적 의제를 만들어야 한다. 심야노동 철폐는 모든 노동자가 반드시 쟁취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절대적 과제다.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  labortoday@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임상혁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소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