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짜리 안전펜스가 설치되지 않은 작업장에서 일하다 지난해 9월 용해로에 추락해 사망한 고 김아무개씨를 추모하는 ‘아주라 콘서트 2011’이 4일 정오 서울 정동 덕수궁 돌담길 앞에서 열렸다.

노동건강연대·노동환경건강연구소·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는 지난해 11월 1차 아주라 콘서트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 2차 콘서트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산재사망 노동자를 추모하는 음악과 이야기로 채워졌다. 지난 2005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설비엔지니어 출신 남편을 백혈병으로 잃은 정혜정씨도 행사장을 찾았다. 아주라 콘서트는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을 아이에게 물려주자”는 뜻을 담고 있다. 4·7·10월에도 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4월28일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을 기념하는 노동계의 각종 추모사업이 이어진다. 민주노총과 산업안전단체들은 최근 시민추모위원회를 결성한 데 이어, 오는 21부터 28일까지를 세계 산재노동자 추모주간으로 선포해 관련사업을 진행한다. 민주노총과 산안단체들이 함께 주관하는 토론회와 집회도 예정돼 있다.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은 “고용노동부 공식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90만4천858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목숨을 잃었고, 정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노동자들을 감안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일터에서 죽어가고 있다”며 “하지만 까다로운 법·제도 때문에 정부의 산재승인률이 매년 떨어지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의 날은 지난 93년 4월 심슨인형을 만들던 태국 케이더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 188명을 추모하기 위해 지정된 날이다. 당시 회사측은 노동자들이 인형을 훔쳐갈지 모른다는 이유로 공장문을 봉쇄했고, 탈출에 실패한 노동자들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96년 국제자유노련(ICFTU)과 국제노동기구(ILO)가 이날을 공식 추모의 날로 지정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벨기에·캐나다·브라질 등 13개국은 이날을 국가 공식기념일로 지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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