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부르는 된더위가 유난했다. 땡볕에 아지랑이 절절 끓던 왕복 8차선 도로엔 고급승용차가 내달렸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최저임금위원회 앞 좁은 인도에 꾸역꾸역, 그늘이면 고마워 철퍼덕 아줌마들 많이도 앉았다. 많이도 말고 1천원, 최저임금 올리자며 수개월을 목 터져라 외쳤다. 못살겠다, 갈아엎자! 소리 내내 우렁차 잠시 놀랐나, 재계는 이날 20원 더 붙여 30원 인상안을 내놓았다. 여성 조합원들 헛웃음 피식, 무대에 올라 '트로트' 한 구절 꺾어 지른다. 빗자루 걸레 대신 마이크 불끈! 구성진 구호 선창하니 '국민임금투쟁' 선봉장 품새에 빠짐없더라. 한데 메아리가 신통치 않아선지, 나이 든 청소노동자 얼굴에 종종 시름 짙다. 올려다보라고 하늘이라. 살림 걱정, 일터 걱정 잠시 잊고 해바라기. 잠시 눈부셔 찡그려도 목마른 땅 적실 단비는 기어코 거기서 내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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