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새 제도 둘러싼 갈등 조정자”
임 장관을 ‘올해 주목할 인물’로 꼽은 이들은 모두 48명. 노동부·유관기관(15명)과 한국노총(12명)·재계(8명)·민주노총(6명)의 순이었다. 선정 이유는 저마다 달랐다. 노동부·유관기관은 복수노조·전임자 관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에 따라 임 장관에게 노사관계 선진화 완성과 일자리 문제 해결을 공통적으로 주문했다.
반면 노동계는 노동정책 집행자인 임 장관이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양대 노총을 분리·견제하면서 노사(민)정 관계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시각을 보였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조법 개정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임 장관은 한국노총에는 적절한 당근을 주고 민주노총에는 본격적 탄압을 충실히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민주노총 응답자들은 더 부정적이었다. '노동탄압부 수장', '노동유연화와 반노조정책 강화', '사업주 위주의 노동정책으로 노사분쟁 유발' 등의 이유로 임 장관을 주목하고 있었다.
재계는 올해 시행령 개정 등 노동이슈에 대해 정부 결정의 실질적 수행과 이해관계 조율과 타협의 역할을 할 인물로 임 장관을 꼽았다. 올해는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노사정 간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임 장관에게 노사갈등 조정자와 정부정책 집행자로서의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총 압박 vs 대정부 투쟁
공동 2위에 이명박 대통령과 민주노총 위원장이 나란히 오른 것은 정부의 압박과 민주노총의 대정부 투쟁 등 올해 노사관계 구도를 상징하는 듯하다. 각각 40명이 선택했다. 이 대통령이 꼽힌 이유는 ‘노동정책의 의사결정권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정부 노동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올해는 특히 민주노총을 타깃으로 한 정부의 압박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가 예정돼 있는 관계로 ‘민주노총 위원장’(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과 차기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다. 민주노총(15명)·노동부·유관기관(9명)·한국노총(6명)·재계와 전문가(각 5명) 등 40명이 민주노총 위원장을 선택했다.
민주노총 응답자들은 대부분 '민주노조 사수', '정부의 반노조정책에 맞서 투쟁과 대화, 내부혁신', '현 정부와 대립구도에서의 투쟁의 중심', '새로운 혁신과 변화의 중심' 등 조직의 어려움을 극복할 차기 위원장에 대한 주문이 높았다.
노동부·유관기관의 경우 '노조운동 기조의 변화', '대정부 관계 대응', '전임자·복수노조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당사자'라는 점에 주목했다.
장석춘 위원장, 시행령 교섭과 갈등봉합 주목
지난해 2위에 올랐던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올해 4위를 기록했다. 36명이 장 위원장을 선택했다. 장 위원장이 노조법 시행령 개정에 있어 교섭당사자이고, 정부·여당과 정책연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4 합의에 대한 조직 내 반발의 당사자란 점도 선택이유에 포함됐다.
한국노총 응답자들은 '새로운 제도를 둘러싼 갈등 중심에서 리더십 발휘해야', '시행령 협상의 주체', '노사정 합의에 대한 조직 내 반발과 외부의 도전에 직면', '11·30 기자회견과 12·4 합의에 대한 평가와 결과의 중심에 서 있다' 등의 의견이 나왔다. 노동부·유관기관과 재계 역시 노조법 시행령 교섭당사자란 점 이외에도 조직반발에 대한 내부 봉합 문제 등과 관련해 장 위원장을 주목했다.
‘2009년 올해의 인물’ 1위에 선정된 추미애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올해 5위에 올랐다. 정부·여당이 올해도 '노사관계 선진화'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법·근로기준법·최저임금법 등 노동관계법 개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추 위원장의 역할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추 위원장이 노조법 개정안 통과 과정에서 야당과 민주노총의 반발을 사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양성윤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은 6위에 올랐다. 양 위원장은 2009년 올해의 인물에서는 10위를 차지했으나, 2010년 주목할 인물에서는 4단계나 뛰어올랐다. 그만큼 올해 공무원 노사관계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정부 투쟁을 주도할 양 위원장의 역할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이 7위, 이수영 경총 회장과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가 공동 8위, 이경훈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이 10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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