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신종인플루엔자 환자가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노총 해상산업노련(위원장 방동식)이 항해 중인 선원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해상노련은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선원들은 폐쇄된 공간에서 의식주를 함께하면서 세계 각국을 항해하기 때문에 신종플루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며 “한번 감염되면 집단 발병의 위험이 매우 큰 만큼 특별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미국의 해군 함정에 승선한 선원 69명이 집단 발병해 격리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홍콩에서는 필리핀 국적의 선원이 신종플루 감염으로 사망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부산-일본 간 여객선 선원 1명과 양산지역 외항선원 1명이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맹은 “치료제가 턱없이 부족하고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는 실정이라 대부분의 선박들이 치료제를 확보하지 못한 채 항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달 이상 해상근무를 해야 하는 선원은 항해나 조업 중 발병해도 의료시설을 방문할 수 없고, 응급처방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연맹은 “회항을 한다고 해도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까지 오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보건당국은 선박에 비치할 치료제를 별도로 확보하고, 선원들이 처방전 없이 치료제를 구입·공급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해양부 내에 비상방역팀을 구성해 항해하거나 원양구역에서 조업 중인 선박의 선원보건현황을 실시간 점검하고, 모든 입출항 선박에 위생설비를 갖추도록 지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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