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27일 오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민주주의·서민경제·남북관계 등 3대 위기를 극복하고, 언론악법 원천무효를 위해 원내외 병행투쟁을 전개해 나가겠다”며 등원을 선언했다.
정 대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통합과 연대를 통해 한나라당의 독선과 독주·오만을 강력히 견제해 나갈 것”이라며 “무엇보다 언론악법 날치기, 용산참사를 초래한 집권세력의 일방독주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대표는 특히 "민주개혁세력 연대는 필수"라며 "원내외에서 야권과 시민·사회세력과 연대를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기국회 등원과 관련해 정 대표는 “당초 민주당은 원내외 병행투쟁을 천명해 왔고 그 원칙이 변한 적은 없으나 국회를 포기할 것 같은 인상이 있었다”며 “원내외 병행투쟁을 지속하는 한편 정기국회와 관련해 원내대표단에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강래 원내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등원결정에 대해 한나라당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은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해 불신이 컸던 만큼 민주당은 이제부터라도 국회 본연의 역할에 매진해야 한다”며 “국회 정상화가 실질적으로 구현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나라당 김정훈, 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첫 접촉을 갖고 의사일정 협의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기국회가 당장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은 민주주의 등 3대 위기 극복과 언론악법 원천무효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겠다고 나선 상황이고, 한나라당은 개헌 등 정치개혁 3대 과제를 국회특위에서 다루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를 조율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회사무처는 이날 "정기국회는 매년 9월1일 자동소집된다"며 28일 정기국회 소집공고를 국회의장 명의로 내겠다고 밝혔다. 국회사무처는 정기국회에서 시급히 처리돼야 할 안건으로 △헌법기관 및 중앙선관위원, 국가인권위원, 국민권익위원 선출·추천안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비준동의안(CEPA)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