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는 지리적으로 우리 나라와 정반대의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우리 나라와 비교되는 점이 많다.17년 동안의 군사 정권하에서민주화를 위한 진통을 겪으면서도 이 기간중 자유시장 경제 원칙에 따른 경제 성장의 기조를 구축하는데 성공, 지금은 중남미에서가장 모범적인 경제 구조를 갖고 있다.

70년부터 3년간 칠레는 사회주의 정권에 의한 국유화 및 국가 계획 경제를 경험한 바 있다.이후 군사 쿠데타로 들어선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정권은 칠레 경제의 질적 전환을 위한 다방면의 경제개혁 정책을 단행하였다.

국영기업의 민영화, 금융 및 연금 제도 개혁,자유 개방 정책,노사관계 안정화 등에 걸친 개혁의 성과는 90년 민간 정부 복귀 이후에도 칠레의 지속적인 성장 유지를 가능케 한 기반이 된 것으로평가되고 있다.

칠레의 민영화는 여타 중남미국가보다 10여년 빠른 73년부터 시작되었다.물론 민영화는 사회주의 정권 직후의 반작용에서 출발하였으나 칠레 경제의 건실화를 위한 주요한 축의 하나로 작용하였다.민영화 이전에 칠레에는 600여 개를 상회하는 국영기업이존재하여 정부 부문이 국내총생산의 40%를 차지하고 있었다.전력, 통신,보험,의약,철강,화학,항공 등 분야의 주요 국영 기업이 민영화되었으며 현재 칠레의 국영 기업은 석유, 동광 등 분야에서 30개가 채 못된다.

민영화에 따른 부실 국영 기업 매각은 정부 재정의 흑자를 달성하고 기업 운영 경비 축소 및 이윤 증대의 결과를 가져 왔으며, 현재 칠레는 항만, 상하수도 분야도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

칠레도 80년대 초반 금융 위기를 겪었다.금융 기관은 자본 시장의 자유화 정책에 따라 외자를 차입하여 엄격한 심사도 없이 기업에 대출하였으며, 기업의 방만한 운영으로 인한 부채 누적 및 도산은 금융 기관의 부실 여신을 늘렸다.그 결과 급속한 자본유출이 진행, 결국 IMF에 긴급 자금 원조를 요청하게 되었다.칠레 정부는 원래 금융 기관의 대출에 대해 국가가 간섭하지 않는다는 자유방임적인 자세를 취했으나 81년 위기 이후 금융 감독 업무를 정비하고 금융 기관을 통폐합함으로써 제도의 견실화를 추진하였다.칠레의 금융 개혁은 성공적으로 평가되어 99년 무디스 보고서에의하면 칠레의 금융 부문 경쟁력은 세계 16위 수준이며 중남미에서는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

칠레 경제를 논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의제의 하나가 바로연금 제도의 개혁이다.칠레는 일찍이 81년 국가 연금 제도를 민간 연금 제도로 변경하였다.99년 현재 칠레의 연기금 규모는 약31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으며, 이러한연기금은 국내 및 해외 투자의 주요 원천이 되고 있다.현재 세계 26개국에서 칠레와 유사한 연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거나 채택을 검토하고 있다.

칠레는 60년대∼70년대 노조의 영향력이 상당히 강했으나 79년 노동법을 개정, 노조의 탈정치화,자발적인 노조 가입 및 회사 단위임금 교섭 등을 유도해 냈다.칠레의 노사 관계 안정화는 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제고하는 한편,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기업 이익의극대화가 가능하도록 고용의 유연성을 확립한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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