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고, 경영계는 경제상황을 감안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15일 노동계와 경영계에 따르면 노동계는 당초 요구한 28.75% 인상안에서 한발 물러나 22.9% 인상안을 수정 제시했다. 반면에 경영계는 5.8% 삭감 입장을 고수했다.

◇새로 임명된 공익위원 '주목'=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문형남)는 지금까지 5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한 채 노사 간 입장차만 확인했다. 노동계는 전체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를, 경영계는 경제상황을 감안해 삭감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2일 회의에서는 노동계가 먼저 수정안을 내놓았다. 경영계에 수정안 제시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경영계는 그러나 수정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삭감안을 놓고 토론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반발했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최임위는 오는 29일까지 노동부장관에게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정해 보고해야 한다. 마지막 전원회의가 열리는 25일에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 결정에 열쇠를 쥐고 있는 공익위원들의 의중이다. 늘 그랬듯이 노사가 각각 내놓은 안을 두고 표결에 들어가면 최종결정은 공익위원들의 몫이다. 현재로서는 공익위원들의 의중을 파악하기 힘들다는 게 노사 양측의 의견이다. 정태면 최임위 상임위원을 제외하면, 문형남 위원장을 비롯한 8명의 공익위원 모두 올해 새로 임명됐기 때문이다.

한 노동자위원은 “공익위원들이 노동계에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공익위원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계도 “공익위원들이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지금으로서는 동결이다 인상이다 말할 수 없지만, 도저히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어쨌든 관례상 26일 새벽에는 최저임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 상황인 만큼 격렬한 토론이 이어질 경우 노동부장관 보고 전날(28일)까지 회의가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저임금연대 '여론전' 나서=노동단체와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는 경영계와 공익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회의장 안팎에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현 상황이 결코 유리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동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사회연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각 대학교 총학생회와 연대해 공익위원 연구실 앞에 호소하는 대자보를 붙이거나 엽서를 보내는 활동도 하고 있다. 또한 인터넷 토론방인 아고라에서 최저임금 현실화를 위한 청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25일부터 서울 학동 최저임금위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2009년 6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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