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까지 많이 다친 줄 몰랐어요. 여러 가지 사회활동을 하는 것은 알았지만 그렇게까지….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지난 25일 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도중 분신한 공공서비스노조 조합원 이병렬(41)씨의 친형인 이용기(46)씨는 26일 기자들의 질문에 말을 잇지 못했다. 동생의 분신소식을 듣고 서울 한강성심병원에 찾아 온 이씨가 담당 의사에게 들은 말은 10명 중 9명이 사망할 정도로 심각한 화상이라는 것이었다. 전라북도 정읍에 있는 노모도 소식을 전해 들었지만 거동이 불편해 올라오지 못하고 속만 태우고 있다고 이씨는 전했다.

안타까운 마음에 경황이 없는 이용기씨는 동생의 치료와 향후 대책 등 모든 것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위임한 상태다. “정부에 뭐라고 요구해야 할 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일단 동생을 살리고 나서 생각해 봐야겠어요.”

그러면서도 이씨는 동생이 분신한 날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경찰의 ‘정신병력’ 주장에 대해서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병렬씨는 2005년 8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은 뒤 후유증에 시달려 왔다. 치료 과정에서 의사가 ‘두통과 후유증에 대한 심리적인 필요하다’고 권유해 신경정신과 치료를 잠시 받았다. 이용기씨는 “머리를 다쳐 치료를 받는다는 말은 동생이 했지만 평소 생활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경찰 주장이나 언론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전신 88% 화상을 입은 이병렬씨는 28일 오전 피부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26일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씨의 치료비 모금운동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치료비 모금 계좌 : KB국민은행 406202-01-339459 안지중(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매일노동뉴스> 2008년 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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