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현장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이 분신을 기도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경찰이 촛불시위 참가자에 대한 강제연행과 맞물려 노동계가 투쟁의 전면에 나설지 주목된다.

지난 25일 전북 전주 코아 백화점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조 조합원인 이병렬(41)씨가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도중 분신을 시도한 것과 관련, 노동계는 광우병국민대책위 차원의 대책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연맹은 범국민대책위가 만들어지면 적극 참가해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주노총과 공공운수연맹은 26일 "분신을 기도한 이씨가 평소 미국쇠고기 반대집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온 점을 고려해, 범국민대책위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국민대책위는 이날 서울 한강성심병원에 상황실을 꾸렸으며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관계자들과 함께 이씨 가족과 접촉해 치료비 문제를 협의했다. 대책위는 2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발생 경과와 이후 대응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분신을 기도함에 따라 노동계의 미국산 쇠고기 반대투쟁 수위에 변화가 올지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시민들과 누리꾼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행된 미국 쇠고기 반대투쟁을 주도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될 경우 오히려 여론공세에 시달릴 수 있다는 부담감을 가져왔다. 때문에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총파업에 준하는 투쟁을 해야 한다는 입장과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왔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시민들의 자발적 투쟁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투쟁수위를 정하는데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며 "조합원이 분신을 기도하는 일이 발생한 만큼 투쟁수위는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운수연맹 관계자는 "이씨의 건강상태와 최근 경찰의 강경 진압 분위기로 인해 투쟁수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8년 5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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