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민영방송사인 전주방송(JTV)이 3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부는 노사동수 징계위원회와 조합원 가입자격 확대, 장기근속수당 지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반대로 능력급제를 단체협약에 넣자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부는 JTV가 전국 지역민방 가운데 가장 적은 인력과 제작비로 운영해 3년 동안 110억원의 순이익을 내놓고 시청자를 위한 재투자가 아닌 주주 배당에만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28일 전국언론노조에 따르면 JTV지부가 지난 26일 오후에 파업출정식을 갖고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사는 지난 4월부터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교섭을 벌여왔지만 6차례에 걸친 본교섭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지난 10일 전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었다. 지난 22일부터 이틀간 벌인 파업 찬반투표에서는 조합원의 93%가 쟁의돌입을 지지했다.

쟁점은 모두 4가지 요구안. 지부가 그중 3개를, 회사가 1개를 요구하고 있다. 지부는 조합원 가입자격 확대와 장기근속 수당 지급,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지부는 회사가 부에서 팀체제로 바꾸고 팀을 난립시켜 애초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사람들이 팀장을 달았다고 주장했다. 징계위원회 역시 지부 대표가 전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게다가 성과급에 따른 능력급제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쟁점일 뿐 실제로는 독단경영에 대한 반발과 방송 공공성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파업돌입 시점이 이를 웅변하고 있다. 올해 전주방송은 3년마다 벌이는 민영방송사업자 재허가 심사를 박기 때문이다. 홍윤기 지부장은 “전주방송이 지역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경비를 줄이느라 프로그램을 수시로 없애고 있다는 주장이다. 돈을 아껴 낸 수익은 재투자가 아닌 주주배당에만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펼쳤다.

홍지부장은 “회사가 그동안 지역 시청자에게 질 좋은 프로그램을 위한 투자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휴일 수당을 줄이기 위해서 주말 오후 뉴스를 갑자기 없앴고 프로그램 제작비는 지역 민영방송사 가운데 가장 적다”고 지적했다. “모든 방송사가 앞 다퉈 준비하는 고화질 디지털(HD) 방송은 아직도 장비 구입 계획조차 세우지 않고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신규인력 충원을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도 뒤따랐다. 특히 “이렇게 3년 동안 110억원의 순이익을 내 그중 33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퍼줬다”고 폭로했다.

지부는 “파업으로 당장 뉴스 제작과 생방송 프로그램 등은 파행을 빚게 되지만 시청자들에게 지금보다 나은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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