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25일 정책연대가 대선향배를 가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날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금융노조 노동대학 특강에서 이 위원장은 “이명박 후보가 독주하다보니 한국노총의 정책연대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지만 (이 후보의) 지지율이 50% 이상 계속 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45 대 45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한국노총의 정책연대가 대선 향배를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조합원 여론조사 결과를 속단해서는 안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그는 “대의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매일노동뉴스의 여론조사 결과 가장 선호하는 정치인이 이명박 후보였지만 가장 싫어하는 후보도 이명박 후보였다”며 “결과는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록 잘못된 결정이 나와도 조합원들에게 민주적인 의사결정 기회를 부여한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설사 이명박 후보로 결정됐다 해도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치부해서는 안된다”며 “잘못된 결정이라 해도 조합원들이 실제로 (잘못된 것을) 느꼈다면 그 자체도 성과”라고 강조했다. 조합원들이 스스로 결정한 사항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상층부 지침으로 정책연대가 이루어질 경우 몇 명이나 따르겠냐”며 “민주적 의사결정을 거쳐 결정된 결과는 차기 집행부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정책연대 실패에 대한 우려와 관련, “일각에서는 조합원들이 선택한 후보가 안 될 경우 한국노총이 위험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노동운동의 자주성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실패하더라도 국회의원 몇 십명 거느린 정당을 파트너로 얻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구적인 정책연대를 이뤄가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정책연대 시도는 노동이기주의적 발상이 아니다”며 “한국사회가 선진화되길 바라는 국민적 여망을 담는 요구”라고 말했다. 이어 “노동운동이 변하는데 정치인들이 노동배제적 사고를 고수하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10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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