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KT&G에 인수된 영진약품이 수년째 이어진 구조조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8일 화학섬유노조 영진약품지회(지회장 홍승고)에 따르면 영진약품이 KT&G에 인수된 직후부터 지금까지 원료사업부를 포함한 3개 부서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100여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 최근에는 회사측이 오산·원주공장 통합계획을 밝히면서 80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지회는 올해 7차례 진행된 임금·단체협상에서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측은 ‘임금 2.6% 인상안’만을 내놓고 있다. 이에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직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 전에는 대화를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홍승고 지회장은 “KT&G가 회사를 인수한 후 회사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며 “지난 3년 동안 회사는 원료사업 등에 7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는데, 오히려 부채만 500억원 이상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경영악화가 회사 몸집 줄이기로 이어지면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회사측은 생산직뿐 아니라 신약 개발 연구원 감원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제약업계는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미국 다국적 제약사의 특허권 강화와 관세철폐의 영향으로 제약업계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 신약개발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영진약품은 거꾸로 개발부서 축소에 나서는 아이러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KT&G가 영진약품의 발전보다는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감축이나 매각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6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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