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인터넷을 떠도는 사진 한 장이 코오롱 노사관계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충격을 던지고 있습니다.

- 문제의 사진은 지난 4월 코오롱그룹에서 창사 50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행사의 한 장면인데요. 코오롱그룹의 2만3000여명의 전 직원이 운동장에서 다 같이 큰 절을 올리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 사진의 출처는 코오롱 5월호 사보입니다.

- 사보에는 "1000명의 임직원으로 가득 찬 구미공장 우정관에 성대하게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는 많은 내외 귀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랜만에 처음으로 명예 회장님께서 회장님과 함께 방문해서 자리를 빛내주셨다. 실로 오랜만에 명예 회장님을 만난 사원들은 반가움에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으며, 전 임직원이 제창한 경영이념과 회장 경영방침 소리는 우정관이 떠나갈 듯 쩌렁쩌렁 울려려퍼졌다"는 설명이 함께 있습니다. 또, "명예회장님이 '가는 세월~ 그 누구가 막을 수가 있나요...' 노래를 부르면서 2,300여 명의 전 임직원이 명예회장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며 큰절을 올렸고, 명예회장님과 전 임직원의 눈가에는 이슬이 맺혔다"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결국 이날 행사는 노조의 '항구무파업 선언'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고 합니다.

- 코오롱은 돈을 주고 노조 선거에 개입한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공장 압수수색까지 벌어진 끝에 지난해 관련자의 구속과 함께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또, 이 사건과 무관하다 말할 수 없는 김홍렬 노조위원장은 최근 <조선일보>와 <매일경제> 등에서 '상생의 노사관계를 이끄는 인물'로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 <조선일보>에게 진정으로 묻고 싶습니다. 회사 안에서는 전 직원이 회장님 경영방침을 복창하고 명예회장님의 건강을 기원하는 큰 절을 올리는 '쇼'에 동원되고, 회사 밖에서는 3년 가까이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는 현실이 과연 '상생의 노사관계'입니까?

현장의 자조섞인 반응... 예산처 관료 대환영!!!

- 금융노조 산하 11개 국책기관들로 구성된 '국책기관 자율경영쟁취 특별위원회'가 워크숍을 진행하고, 대정부 투쟁 방향을 논의했다죠. 국책기관 통제법으로 알려진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의 위력을 실감하는 발언이 나왔다죠.

- 네, 국책기관에 어떤 기관장이 오더라도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의 통제 상황이 지속되는 한, 현재의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그래서 참석한 한 관계자는 "아예 기획예산처 출신의 똘똘한 관료를 기관장으로 모셔오는 것을 고려하자"는 자조섞인 얘기도 현장에선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참석자는 "기획예산처 출신의 낙하산이 오면, 양탄자도 깔아주고 팡파르도 울려주자"며 "예산처 출신이 국책기관에 오면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의 통제 속에서, 자율경영의 여지를 가장 잘 확보할 수 있을 것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 현장의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는 발언이군요.

- 이 관계자는 또 정부의 인원통제로 인해, 현장에선 연수를 위해 자리를 비우는 것도 어렵다고 지적하더군요. 효율극대화, 성과극대화를 앞세운 정부가 '인원동결'만 외쳐대고 있어 연수조차 어려운 상황이 연출되고 있으니, 정말 기가 막히다는 설명입니다.

"민주노총 기사 OOO 입니다"

-'민주노총 기사 OOO'

-이는 대구의 한 버스회사 기사들이 달고 있는 명찰에 쓰여진 내용이라는데요. 이석행 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 대의원들과의 면담에서 현장대장정중 가장 인상깊었던 일을 얘기하며 버스기사들의 명찰을 설명했습니다.

-이 기업은 최근 노조 자주기업으로 바뀐 기업인데요. 그렇게 되면서 월급도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석행 위원장이 "월급이 줄었는데도 괜찮냐"고 묻자 조합원들은 "그 줄어든 돈은 이 명찰 값입니다"라고 답했다고 하는 군요.

-이석행 위원장은 "현장대장정을 해보니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 보다, 비정규직 등 어려운 노동자들이 민주노총에 대한 애정이 강했다"고 전했는데요. 명찰에 민주노총을 새기고 있는 버스노동자들, 진짜 민주노총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대단한 모양입니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6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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