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노조에게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는 비정규직 조직화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무금융연맹 창립 기념주간 이틀째인 5일 국가인권위 배움터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이상학 전 교보생명노조 위원장(전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장)은 “노동운동이 다양한 노동구조와 특성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자유주의의 급속한 진행은 노동시장 구조를 변화시켜 다양한 고용형태를 만들어 내고 있다”며 “단일한 노동자 대오를 대상으로 하는 노동운동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고용형태와 노동과정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의 요구를 묶어 내는 사업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운동이 비정규직 양산의 문제와 노동과정 다양화 대안 등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은 또 ‘노동운동의 대중적 기반 강화’도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그는 “과거 87년 대투쟁도 억압적 정권과 권위적인 경영체제에 대항하는 금융노동자들의 전폭적 지지로 전개될 수 있었다”며 “조합원 중심의 노조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서 조합원을 노조활동의 주체로 세울 수 있는 전망과 방향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수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도 비정규직 조직화를 강조했다. 그는 “사무직노조는 비정규직을 조직하기 위한 전면적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며 “이를 외면할 경우 중간계급의 부르주아 속성에 조응하는 운동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무금융연맹 상근간부들조차 비정규직 조직화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비정규직 문제가 한국사회의 계급적 갈등과 긴밀히 연계돼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사무직노조인 연맹이 조직적인 투쟁과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업종 중심의 조직체계를 지역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업종별 조직체계를 유지할 경우 자칫 생산직 노동자들을 사회적으로 착취해야만 계급기반을 유지할 수 있는 속성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이 경우 노조운동은 개량주의로 경도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6월 항쟁 및 사무금융연맹 창립의 시대적 의의’를 주제로 이상학 교보생명노조 전 위원장이, ‘IMF, 금융노동자, 그리고 산별노조’를 주제로 장화식 연맹 부위원장이 발제에 나섰다. 또 ‘사무전문직 노동의 성격과 사무직 노동자의 미래’를 주제로 김영수 경상대 사회과학연구원 교수의 발제가 이어졌다. 이에 앞서 ‘사무금융 노동운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주제로 백기완 선생 초청 강연회가 진행됐다.
 
<매일노동뉴스> 2007년 6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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