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문 : 정부가 사회보험에 대한 국고부담을 이렇듯 축소지향으로 운영하려 한다면, 통합의료보험의 정신을 훼손시키는 것이기에 우리 사회보험노조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직장편입에 만족하지 않고 질병, 노령, 실업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고 국고부담 확충을 통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더욱 정진할 결의를 다지고 있다.

대개의 선진국에서는 사회보험이 저소득 생산직 근로자를 우선으로 그 적용범위를 점차로 확대하여 왔으나,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안정적 고용상태에 있는 "공무원 및 교직원"이나 "대기업과 정규직 임금근로자"를 중심으로 사회보험이 적용돼왔다.

그 결과 더욱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임시·계약·일용직등 "반복실업"의 상징인 비정형 노동자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회보험에 불리한 위치에 놓여 있거나, 사각지대에 남아있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대해 양대노총과 참여연대 등 26개 민주시민단체가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직장건강보험 편입"을 추진하여 12월10일 국회성안을 이뤄낸 것은 고용형태에 관계없이 노동자의 복지 평등권이 회복된 쾌거라 볼 수 있다.

사회보험노조는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의 직장건강보험 편입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직장편입을 빌미로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부담 축소를 도모하고 있는 정부의 이중적 사회보장 정책에 대하여 분노하고 있다.

지역에 가입돼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가 직장으로 편입되면 지역건강보험은 보험료 수입이 3,500억 원 감소되는 반면 지출인 보험급여비가 5,500억 원 감소됨으로써 약 2,000억 원의 재정흑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는 이와 같은 지역건강보험의 2,000억 원 흑자재정을 농어민과 도시빈민, 실업자 등 사회적 위약계층에 대한 사회보장 확대에 지원하지 않고, 국고 절감차원에서 삭감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정부가 사회보험에 대한 국고부담을 이렇듯 축소지향으로 운영하려 한다면 부담이 늘게되는 계층과 줄게되는 계층간의 다툼으로 민중적 연대성은 파괴될 뿐만 아니라, 통합의료보험의 정신을 훼손시키는 것이기에 우리 사회보험노조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직장편입에 만족하지 않고 질병, 노령, 실업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촉구하고 국고부담 확충을 통한 사회안전망 구축에 더욱 정진할 결의를 다지고 있다.

2000년 7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출범하면서 공단출범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지역, 직장, 공교의료보험 업무를 동일장소에서 동시에 볼 수 있는 원스톱(One-Stop)서비스가 공단 출범 6개월이 지나도록 정착되지 않아 수많은 사업장 사용자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99. 2월부터 기존 의료보험관리공단과 139개 직장조합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기존 공단직원과 직장조합 직원들을 별도 관리하고 배치하도록 직제·인사규정을 제정하였으며, 2000년 11월까지 완료될 예정이었던 전산통합 작업이 2001년 2월로 연기되었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결국, 2000년 12월 현재 공단 235개 지사 중 직장의료보험 업무를 볼 수 있는 곳은 전체지사의 35%인 82개 지사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이들 직장업무 가능지사도 대도시에만 배치되어 있음으로써 주로 농어촌이나 중소도시에 위치한 소규모 영세사업장의 경우 건강보험업무를 위하여 일부러 대도시까지 출장을 가야하는 불편이 있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직장편입이 예상되는 2001년 10월 이후에도 공단의 조직운영체계가 현재와 같은 지역과 직장전담지사로 양분되어 운영될 경우 사업장에서의 건강보험 관리비용 증가와 업무처리 불편에 따른 반발은 더욱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인 미만의 직장편입은 해당 사업장사용자의 보험료 부담증가를 전제로 시행되는 것이기에, 건강보험공단은 전국 어느 지사에서나 직장 민원업무를 볼 수 있게 하여 이들 사용자의 행정비용 만큼이라도 최대한 감소시켜 줄 의무가 있는 것이다.

사용자단체인 경총이나 중소기업협동중앙회까지 "통합의료보험의 가시적 효과는 사업장에서의 행정비용 절감인데, 통합전과 똑같은 대도시 중심의 직장업무시스템으로 말미암아 비용절감을 기대할 수 없다"면서 강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점은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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