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대표적인 비정규직 투쟁으로 기록된 GM대우 창원비정규직지회의 굴뚝 고공농성을 주도, 업무방해와 폭력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권순만 지회장과 주국재 조직쟁의부장이 지난 20일 보석으로 출소했다.

지난 4월 22일 권 지회장이 한달여의 고공농성을 정리하고 지상으로 내려온 후 5월29일 경찰에 자진출두 해 마산교도소에 구속 수감된 지 꼭 50일만의 출소다. 고공농성 당시 권 지회장은 굴뚝 위에서 단식까지 강행하며 투쟁을 선도했고, 주 쟁의부장은 조합원들과 함께 정문 앞 거점투쟁을 이끌었다. 이 투쟁으로 두 사람은 구속됐고, 6명의 조합원이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아 왔다. 재판은 8월말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권 지회장은 “저희들의 투쟁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신 전국의 동지들에게 늦게나마 감사 말씀을 드린다”는 출소 소감과 함께 “그동안 현장이 완전히 와해됐고 공장 출입이 통제되는 등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다시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지회장이 출소해 조직정비를 위한 발걸음은 시작했지만, 권 지회장 말처럼 현장 상황은 만만치가 않다. 고공농성 정리 후 정규직노조인 대우차노조를 통한 대리교섭으로 사측과 해고자의 단계적 복직에 합의했고, 실제로 지난 1일 1차로 24명이 폐업한 (주)대정 후속업체인 JP텍에 복직하긴 했다. 그러나 모두 신규채용 형태라 지회가 당초 요구했던 해고 전으로 원상복귀에는 못 미쳤다. 복직 현장인 KD부서에는 예전에 없던 관리자들이 배치돼 현장 통제도 한층 강화됐다.

뿐만 아니라 합의사항이었던 고소고발 철회도 이행되지 않고 있고, 인사위원회에 회부돼 해고 또는 정직을 당했던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도 철회되지 않고 있다. 노조 지도부에 대한 출입금지 가처분도 풀리지 않았다.

복직 합의만 지켜지고 있을 뿐 지회의 활동 또는 재조직 여지는 철저히 차단당하고 있는 것이다. 권 지회장은 “현장의 조합원들이 '지회 사무실이라도 복구되고, 간부들이라도 현장에 돌아와야 뭐라도 할 수 있을 텐데'라며 갑갑해 한다”며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지 난감한 상태”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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