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대표와 단 의원, 이영순 의원이 19일 살펴 본 포항 상황은 심각했다. 포스코 본사 건물 안팎은 회사쪽과 경찰이 한 덩어리가 돼 농성 노동자들을 ‘포위’한 꼴이었다.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대화와 협상은 회사쪽의 거부로 이미 중단돼 있었다.

단 의원은 또 갖가지 인권 침해가 횡행하고 있지만, ‘공정하고 엄정해야 할 공권력’은 오히려 회사를 도와 노동자들을 협박하고 위기감을 조성하는 등 공정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 농성장 안팎 = 조사단이 찾은 포스코 본사 건물에는 2천여명의 노동자들이 5층에서 12층까지 점거하고 있었다. 1층 현관부터 3층까지는 경찰병력이 ‘점거’하고 있었고, 건물 외곽과 포항시내에는 1만여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포스코 회사는 본사 건물의 전기와 수도를 끊었다. 단 의원은 “낮시간대에 본사를 찾았는데도 내부가 어두컴컴했다”고 말했다.

회사쪽은 음식물 반입은커녕 환자들의 약 반입도 사실상 금했다. 단 의원은 “농성 노동자들의 평균 나이가 54세”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심장질환과 당뇨 등 각종 질병을 앓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약 반입을 막거나 지연시키면 위급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경찰 병력에 둘러싸여 사실상 건물에 갇힌 노동자들은 밀폐된 공간에서 오는 불안감과 초조함으로 잔뜩 긴장해 있었다. 더구나 건물 3층까지 ‘점거’하고 있는 경찰들은 늦은 밤이나 새벽만 되면 수시로 강제 진압을 시도하고, 이에 맞서 농성 노동자들도 충돌에 대비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감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 점거 배경 = 단 의원은 농성 노동자들이 계획적으로 본사를 점거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포스코가 회사버스에 대체인력 수백명을 태워 정문을 통과하려다 이를 막는 노조와 충돌이 발생했고, 경찰이 노조를 강제해산 시키는 과정에서 화가 난 조합원들이 본사 점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단 의원은 “파업 중 대체인력 투입은 엄연한 불법”이라며 “불법행위에 정당하게 항의하는데 오히려 경찰이 불법을 비호하고, 합법 파업 중이던 노동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점거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 강제진압 위험 = 단 의원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위해 정부가 중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 의원은 “단전 단수조치와 식사반입 거부로 농성 노동자들이 격앙돼 있다”며 “우선 대화와 협상을 위해서는 단전 단수 조치를 풀고 식사반입을 허용해서 예민해진 농성 노동자들의 감정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밀폐된 공간에서 경찰에 의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면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현재도 경찰 폭력에 의해 포스코 노동자 한명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와 언론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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