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4시께 하남시청 환경미화원노조 유병하(50) 위원장이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정문 앞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분신을 시도, 오후 7시까지 분당 차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화상전문병원인 서울 대치동 베스티안병원으로 후송됐다.

유 위원장은 얼굴, 팔, 가슴 등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은 상태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2차 감염 및 장기 손상 등으로 인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태다. 분신 당시 현장에 있던 공익요원들이 소화기를 뿌려 제지, 더 큰 불행은 막을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 위원장 측근의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하남시가 시청환경미화업무에 대한 민간위탁을 추진하면서 청소업체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포착됐고, 이에 대해 유 위원장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민간위탁 추진 계획이 연기된 바 있다. 이후 2003년 시청측이 또 다시 청소업무에 대한 민간위탁 계획을 밝혔으며, 그해 환경미화원들이 받아야할 연차수당 1천여만원을 체불하고, 노-노 갈등을 부추겨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후 유 위원장이 하남시의 노조 탄압 및 연차수당 미지급에 대해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검찰이 하남시장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했다.

이와 관련 유 위원장은 그간 “검찰과 노동부가 한통속이 돼 하남시청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성남지청 정문 앞에서 상복을 입고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또 그간 성명 등을 통해 “노동부와 검찰은 하남시장의 각종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라”며 “봐주기 수사가 계속될 경우 분신하겠다”고 수차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하남시청노조의 상급단체인 연합노련의 한 관계자는 “일단 유 위원장의 몸 상태를 지켜본 뒤, 분신사건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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