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영광입니다. 그리고 공무원 신분으로 줄곧 민족에 빚진 마음이었는데, 이렇게 통일운동에 합류하게 돼 늦게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무원노조 제1기 자주통일선봉대를 이끌었던 이경탁 공무원노조 통일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봉대장·사진)은 통일선봉대를 소화한 소감을 묻는 기자의 첫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공무원노조 활동을 하기 전에는 통일에 관심이 없었다”는 이경탁 통일위원회 부위원장. 현재 전남 순천시 해룡면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경탁 부위원장. 그는 통일선봉대를 출발하기 전 ‘통일’의 신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과연 신바람을 일으켰을까? 다음은 일문일답.

- 통일선봉대장을 맡게 된 계기는.
“지난해 민주노총에서 주관한 제5기 노동자 통일선봉대에 참여했던 게 큰 계기가 됐다. 이후 통일위원회 부위윈장을 맡으면서 공무원노조도 통일선봉대를 자체적으로 꾸려보자는 이야기가 내부적으로 나왔고, 결국 지난 5월 통일일꾼 수련회에서 통일선봉대장을 맡는 것을 수락했다.”

- 이번 통일선봉대에서 공무원노조가 가장 중점을 뒀던 점은.
“지난해 총파업 이후 조직이 침체된 상황에서 통일선봉대를 통해 현장 조합원들을 만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 하반기 투쟁의 활력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출발한 것이다. 또한 현장 조합원들 속으로 들어가 통일의 숨소리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동안 공무원노조는 통일행사에 참여는 했지만 뒤에서만 바라보던 역할이었으니까.”

- 공무원이 통일선봉대에 참여했다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는데, ‘공무원답게’ 통일운동을 전개하다는 것의 의미는.
“지난 시절 공무원들은 수구세력 앞에서 정권의 하수인의 역할에 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말로만 통일을 외쳤을 뿐 통일을 외치는 민주진영을 억압하는 역할을 공무원들이 했다. 그러나 공무원노조가 출범한 뒤 공무원들이 직접 통일운동에 참여하는 세상이 됐다. 통일의 열정에 공무원노동자의 이름을 새겼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

- 출발 전 ‘통일’의 신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장담했다.
“부산시청의 경우, 조합원들이 반갑게 우리들을 맞이해 줬다. 박수도 쳐주고 열성적으로 환호도 해주고. 그러나 지자체로부터 탄압을 받는 지부의 경우, 어느 부서는 선전활동을 채증하거나 일부 지역은 현관에서 우리를 막아버렸다. 대다수 지역은 우리를 환영해 줬다.”

- 연대투쟁에 결합하면서 느낀 것은.
“앞으로 닥쳐올 사안 가운데 하나인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는 계기가 됐다. 공무원들도 총액인건비제가 시행된다면 비정규직이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연대해서 공무원노조도 투쟁을 해야 한다.”

- 아직까지는 공무원과 통일의 관계에 대해 갸우뚱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지하철 선전전이나 시가행진을 할 경우 나이가 드신 분들이 공무원들이 세금을 축내면서 이런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난을 했다. 그들을 이해시켜야 한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공무원노조는 깨끗한 공직사회, 부정부패 척결을 내걸어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과 함께 통일운동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 기억에 남았던 일이 많았을 것 같다. 가장 기뻤던 일과 힘들었던 일을 꼽는다면.
“안타까웠던 일은 평택 미군기지 타격 투쟁 때 공무원노조가 선두에 서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당신들은 공무원이니까 앞에 나서지 말라’고 해서 대열 뒤로 빠졌는데 이게 가장 안타까웠다. 조합원들이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 가장 기뻤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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