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에서 활동할 계획입니다.” 지난달 5일부터 한달여간 민주노총 대외협력실에서 인턴활동을 해 왔던 재미교포 신선영씨(22세,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법학전공 4학년)는 10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제3세계에 진출한 미국 화섬기업의 노동착취 실태를 주로 감시하는 ‘노동착취공장 반대 미국학생연합(USAS)’ 회원인 신씨는, 미국 섬유·피혁·호텔·레스토랑노조연맹(UNITED-HERE)이 학생들을 상대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해외노조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

한국에서의 한달 인턴생활 동안 그는 정리해고 반대투쟁을 벌인 코오롱노조 투쟁을 함께하고 서울경인의류노조 사업에 참가하는 등 주로 연대활동을 벌여 왔다. 또 민주노총 등 한국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교육도 병행했다.

미국노동운동보다 훨씬 투쟁적이라는 한국노동운동을 코오롱노조 투쟁을 접하면서 실감했다고 한다. 특히 신씨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87년 노동자대투쟁 모습을 담은 비디오. 미국에서 보기 힘들었고 생소하기만 한 집회 등 투쟁의 영상들이 그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았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제조업과는 달리 젊고 생기가 넘치는 한국제조업 노동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제조업 일자리 창출이 막히면서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유통업체에 취업을 하고 있다는 것.

하지만 제조업노조의 노령화 현상은 서비스 노동자 조직의 어려움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신선영씨는 설명했다. 이처럼 제조업노조의 쇠락과 서비스노조 조직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 지난달 말 미국노총에서 서비스연맹(SEIU)과 미국운송노조(팀스터)가 갈라져 나온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한국말이 서툰 신씨에게 인턴생활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의사소통. 87년도에 부모님을 따라 도미한 그는 모국어를 말하고 알아듣기가 서툴다. 그는 “처음에는 ‘투쟁’이라는 말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며 “특히 한국노동운동이나 노사관계용어는 어려운 말들이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신선영씨는 오는 12월이면 대학을 졸업하게 된다. 졸업 뒤 신씨는 모국에서 노동활동을 꿈꾸고 있다. 가족도 미국에 남고 15년 넘게 그곳에서 살았지만, 미국 노동계에도 존재하는 유색인종이나 이민자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장벽이 그의 발걸음을 모국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신씨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모국어와 한국노동운동을 좀더 공부한 뒤, 한국노동운동의 국제교류활동에 기여를 하고 싶다”며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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