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하락, 고유가, 원자재가격 상승 등 이른바 3중고에 따라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들이 원가상승 부담을 제품가격에 그대로 전가할 경우 이러한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4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이같은 우려를 전달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경기조사 결과 기업들의 원재료 구입가격 지수(BSI)가 139로 2003년 대비 1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품판매가격 지수는 101로 8포인트 상승하는데 그쳤으며 이에 따라 채산성 지수는 75로 전년 대비 오히려 3포인트 하락했다.

한은은 지난해 기업들이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이 발생해도 내수부진 여파에 따라 이를 제품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마진축소와 임금상승 억제 등으로 흡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것이 보통이지만 지난해에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6.1%를 기록, 소비자물가 상승률 3.6%를 오히려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환율과 국제원자재 가격 등에 민감한 공산품이 생산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소비자물가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탓도 있지만 내수부진으로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폭만큼 제품가격을 올리지 못한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향후 경기회복이 예측되는 만큼 기업들이 그 동안 전가시키지 못한 원가상승 부담을 가격에 반영할 경우 물가상승 압력은 그만큼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특히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농축수산물 가격의 변동성이 커진 점, 내수회복의 불안정성 등도 향후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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