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과 2년여 경영권 다툼을 벌여온 소버린자산운용(이하 소버린)이 SK와 LG의 주식 보유목적을 기존 '수익창출'에서 '경영참가'로 변경, 공시했다.

3일 금융감독원은 개정 증권거래법에 따라 5% 이상 주식 대량보유자의 보유 목적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일괄 재보고를 받은 결과, 외국인 71명, 내국인 1,454명 등 총 1,525명이 주식 보유 목적을 '경영참가'로 공시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주요 외국 투자자의 재보고 여부를 살펴보면 우선 SK 주식 14.85%를 보유한 소버린이 이 회사 주식 보유목적을 기존 '수익창출'에서 '경영참가'로 바꿨다.

소버린은 지난 2월 1조원 이상을 투입해 보유한 LG(7.0%)와 LG전자(7.2%)에 대한 주식보유 목적도 경영참가로 공시했다. 그러나 소버린은 이들 3개사의 주식 취득자금을 '자기자금'으로만 밝히면서 자금원천을 자사와 자회사의 '보유현금' 및 '보유증권 처분대금'이라고 설명, 세부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밖에 현대산업개발 주식 7.03%를 보유한 헤르메스펜숀즈메니지먼트사가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보유목적을 바꿨으며, 주로 제약업계에 투자해 온 미국 투자자문사 바우포스트도 8개 제약사에 대해 보유목적을 바꿨다.

바우포스트는 현대약품(12.59%), 경동제약(10.94%), 삼일제약(12.88%), 일성신약(8.75%), 삼천리(5.79%), 한국폴리올(8.90%), 삼아약품(9.32%), 환인제약(11.11%) 등의 주주다.

그러나 대한해운 지분 21.09%를 보유한 골라LNG와 현대상선 지분 8.9%를 보유한 게버렌트레이딩, 현대산업개발 지분 18.53%를 보유한 템플턴자산운용은 금감원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

한편 개정증권거래법 시행에 따른 재보고자의 투자 대상 기업은 거래소 688개사, 코스닥 897개사 등 모두 1,585개사로 집계됐다. 이 중 거래소 51개사, 코스닥 58개사 등 109개사는 '경영참가'를 위한 주식대량보유 보고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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